삼성과 소송 새변수 주목
미국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PC) 화면에서 손짓으로 잠금상태를 해제하는 기능에 대해 미국 특허를 획득해,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새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미국 특허청이 최근 애플이 지난 2009년 특허를 신청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에 대한 특허권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특허는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대로 터치스크린 위에서 손으로 모양을 그려 잠금상태를 해제하는 것으로, 아이폰 이후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적용되고 있는 기능이다. 현재 애플 제품은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스(S) 등의 스마트 기기는 ‘해제하려면 화면을 움직이세요’라는 문구로 화면의 점을 잇게 만들어 잠금 상태를 풀고 있다.
비비시는 이 특허가 구글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 등 경쟁사들의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유사한 기능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비시는 이를 근거로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에서 이를 새로운 무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애플의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은 지난 8월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에서도 특허 공방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당시 헤이그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사진 넘기기(포토플리킹) 기술을 침해했다며 갤럭시에스2 등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지만, 애플이 함께 주장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에 대한 특허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미국 특허청이 애플에 부여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은 당시 헤이그법원에서 다룬 것과는 다른 특허다. 헤이그법원에서 애플의 특허권이 기각된 것은 2010년 초에 애플이 특허권을 획득한 사안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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