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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안드로이드,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다

등록 2011-10-21 16:07수정 2011-10-21 23:31

지난 19일 홍콩에서 구글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개최한 갤럭시 넥서스 제품 발표행사에 참석했다.

갤럭시 넥서스를 현장에서 잠시 사용해본 결과, 여러 점에서 차별성이 느껴졌다. 1280*720 고화질(HD) 유기능동형 발광다이오드(AMOLED)의 4.65인치 디스플레이, 1.2㎓ 듀얼프로세서, LTE와 HSPA+ 등 진일보한 통신환경용 제품이면서도 넥서스S보다 2㎜ 얇고 인체공학적인 곡선형 디자인이라는 점이 달라진 기계적 특징이다. 뛰어난 하드웨어이지만 새 제품이 개선된 성능을 지닐 것이란 기대 때문인지, 변화로 체감된 것은 디자인과 새 기능이었다.

이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날 제품 발표는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앤디 루빈 구글 모바일부문 수석부사장이 문을 열었지만, 주요한 기능과 디자인 부문 설명은 직접 개발을 지휘한 책임자들이 등장해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빔 등 주요 기능은 휴고 바라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디렉터가,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은 마티아스 두아르테 안드로이드 사용자경험 디렉터가 진행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4.0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 비로소 ‘안드로이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는 평이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마티아스 두아르테였다.

마티아스 두아르테
마티아스 두아르테

칠레 출신의 두아르테는 팜(Palm)에서 부사장 직을 맡았던 디자이너로, 웹 OS의 뛰어난 기능성과 미려한 디자인으로 이름난 유저인터페이스 부문의 전문가다. 국내 한 휴대전화 제조업체 디자인 부문 연구원은 “팜은 운영체제와 유저 인터페이스가 혁신적이고 뛰어났지만, 이를 제품의 기계적 디자인과 성능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두아르테는 팜이 휼렛패커드(HP)로 넘어가게 된 지난해 팜을 박차고 나와, 구글에 합류해 안드로이드 디자인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새로이 안드로이드에 합류한 디자이너의 손길이 제품에서 느껴질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그렇다”는 답변을 준다.

그는 이날 발표 무대에서부터 여느 발표자들과 구별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는 물론이고, 이날 개막 발표를 한 앤디 루빈이나 휴고 바라도 청바지 차림이었다. 함께 무대에 선 신종균 사장은 정장에 넥타이를 맸지만, 청바지에 셔츠나 티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유니폼 구실을 한다. 이날 두아르테는 베이지색 재킷과 바지를 깔끔하게 갖춰 입고 무대에 섰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제품 발표에서 좀처럼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개성이 분명한 스타일리스트가 스마트폰 유저인터페이스 세계에 나타난 느낌이 들었다.

곡선형 디자인이 넥서스S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갤럭시 넥서스는 여기에서 전면의 물리적 버튼마저 없앴다. 모토롤라에서 내놓은 안드로이드3.0(허니콤) 기반의 태블릿피시 줌처럼 전면을 매끈한 유리 한 장으로 마감한 것이다. (허니콤은 두아르테가 구글에 합류한 뒤 처음 간여한 제품이지만, 두아르테는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니콤이 일종의 ‘비상착륙’을 한 것이라며,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유저인터페이스(UI)는 곳곳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느껴지고, 이는 새로운 기기를 쓴다는 경험을 준다. 위젯을 스크롤할 수 있거나, 앱 아이콘을 옆으로 밀어서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은 신선하다. 또 알림창이 떴을 때 아래로 밀어내리면 살짝 투명해지면서 반짝이는 점이 나타난다. 알림창도 웹OS에서처럼 한번에 없애버릴 수 있다. 안드로이드답게 모든 앱이나 아이콘은 사용자가 없앨 수 있다. 앱과 위젯별로 탭을 만들어서 둘을 편리하게 관리하고 불러올 수 있으며, 각 동작을 실행할 때마다 매끄럽게 움직인다.


지메일과 캘린더 등은 새로운 디자인을 입었으며, 겉모습만의 변화라기보다 유저인터페이스의 개편을 통한 기능성 재편이 눈에 띈다. 전반적인 사용 경험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사진을 등록해놓은 상대로부터 전화가 오면, 화면 가득히 상대의 얼굴이 나타난다.
사진을 등록해놓은 상대로부터 전화가 오면, 화면 가득히 상대의 얼굴이 나타난다.
마티아스 두아르테는 이날 무대에 서서, 새 운영체제의 디자인 변화를 알리기에 앞서 ‘로보토’(Roboto)라는 고해상도 전용 글씨체를 개발해 적용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서체에 대한 강조는 스티브 잡스가 리드대학에서 서체(칼리그래피) 강좌를 청강하며 그 매력에 빠졌다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유저인터페이스를 바꿈으로서 느껴진 변화중 하나는 ‘피플 앱’이었다. 기존의 주소록·연락처를 새로 디자인한 것인데, 등록된 상대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전화를 걸고받을 때는 4.65인치 화면 가득히 상대의 사진이 나타난다. 전화를 건 상대의 얼굴이 내 뺨에 다가오는 느낌이다. 뺨을 부비면서 이야기하고픈 사람은 멋진 사진으로 저장해놓고 전화 오기를 기다리게 만들, 디자인이다. 왜 이런 디자인 기능이 이제서야 나왔을까?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서밋에서 안드로이드를 향해 “안드로이드폰을 쓰려면 컴퓨터 과학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폰이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딱딱하고 복잡했던 안드로이드 사용자 경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홍콩/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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