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9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 넥서스는 안드로이드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처음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구글과 삼성전자가 힘을 합쳐 내놓은 야심작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을 겉모습이나 사용자 환경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확실하게 구별해줄 획기적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치열한 특허분쟁 와중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 제품의 완성도와 기계적 성능이다. 넥서스에스(S)보다 2㎜나 얇아지고 인체공학적으로 휘어진 디스플레이, 듀얼코어 칩, 진일보한 통신환경(HSPA+, LTE), 고해상도(1280*720)의 고화질(HD) 아몰레드 4.65인치 화면 등은 갤럭시 넥서스의 대표적 특징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발표회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이 또한번 협력해 최고의 하드웨어와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게 됐다”며 “갤럭시 상표를 단 갤럭시 넥서스 발표로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 선두업체임을 더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럭시 넥서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건 바로 운영체제(OS)에서다. 안드로이드의 창시자이자 구글의 모바일 수석부사장인 앤디 루빈은 이날 갤럭시 넥서스의 운영체제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장점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PC) 운영체제를 통합해 하나로 만든 점과 페이스언락(face unlock), 안드로이드 빔(beam) 기능을 꼽았다. 페이스 언락이란 스마트폰이 카메라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등록된 사용자에게는 잠금장치를 풀어주는 것으로, 많은 개인정보가 담겨 있지만 분실이 잦은 스마트폰에 요긴한 기능이다.

　근거리통신(NFC)칩을 탑재한 폰을 서로 접촉시킨 뒤 원터치로 내 전화기 화면에 떠있는 데이터를 상대 전화기에 즉시 복사시켜주는 안드로이드 빔도 눈길을 끈다. 이날 휴고 바라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디렉터가 안드로이드 빔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단숨에 전달하는 시연을 하자, 행사장엔 환호가 터졌다. 바라가 한달 동안 갤럭시 넥서스 사용자가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다양한 그래프로 보여주는 화면을 띄우자,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디자인을 비롯해 전체적인 사용자 환경 역시 아이폰과 차별화하는 요소다. 갤럭시 넥서스의 앞면은 평평한 검은 유리 한장이다. 물리적 버튼은 전혀 없고 소프트버튼 형태로 디스플레이 안에 들어 있을 뿐이다. 전화를 걸고받을 때는 손톱만한 크기가 아니라 4.65인치 화면 가득히 상대방의 사진이 나타난다. 마치 상대 얼굴이 내 뺨에 다가오는 느낌이다. 그간 약속 장소와 제목만을 간단하게 기록하던 캘린더 역시 줌 기능이 적용되면서 복잡한 약속 내용도 원터치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차별성 높은 스마트폰으로 경쟁상대인 아이폰4에스(S)와 맞설 수 있게 됐다.

　홍콩/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