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달리는 특허전쟁
신종균 사장 “범위 넓히고 수위 높여 적극 대응할 것”
멀티미디어 특허도 제소 뜻…‘갤럭시 넥서스’ 첫 공개
신종균 사장 “범위 넓히고 수위 높여 적극 대응할 것”
멀티미디어 특허도 제소 뜻…‘갤럭시 넥서스’ 첫 공개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더욱 공세적으로 나설 태세다. 신종균(사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9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넥서스’ 출시 행사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애플이 고객사인 점을 감안해 그동안 방어적이었지만 이젠 공격의 범위도 넓히고 수위도 높여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 사장은 “통신표준 특허만이 아니라 멀티미디어 특허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으며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해 보니 우리도 그 방법을 안 쓸 수가 없다”며 “최근 법무팀도 보강한 상태”라는 말로 강력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신 사장은 다음달 공식 출시될 갤럭시 넥서스도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피할 수 있는 특허는 다 피했다고 보지만, 알려지지 않거나 출원중인 것도 있어 해봐야 안다”며 일단 공을 애플 쪽에 넘겼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지난 4일 출시한 아이폰4에스(S)에 대해 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4개국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라, 애플이 삼성의 최신작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구글과의 협력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음을 내비친 대목은 눈길을 끈다. 신 사장은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 이후에도 구글과의 좋은 협력관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으로 구글의 본보기(레퍼런스)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넥서스에스(S)에 이어 이번에 갤럭시 넥서스를 발표하는 등 구글의 두번째와 세번째 레퍼런스폰을 만들어오며 구글의 최대 파트너임을 과시해왔다. 구글의 레퍼런스폰 제작에 약 1년 가까운 시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8월 구글에 인수된 모토롤라가 현재 구글의 차기 레퍼런스폰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삼성전자가 자체 운영체제인 바다를 비롯해 다양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전략에 변화가 없으며 윈도폰의 브랜드 ‘옴니아’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하고 이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최고운영책임자)은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을 만나 “(애플과) 부품 공급은 내년까지는 그대로 가고 2013~14년은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추가 소송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밝혀, 소송전에 기류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신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사장의 추도식 참석은 조문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부품 공급 문제와 특허소송은 별건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탑재한 구글의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스마트폰·태블릿피시(PC) 플랫폼을 통합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다. 구글은 태블릿피시 전용 운영체제인 허니콤을 개발해 배포해왔으나, 이번엔 애플의 아이오에스(iOS)처럼 이를 통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넥서스를 다음달부터 전세계 시장에 출시해 연말 성수기용 전략 모델로 적극 마케팅할 계획이다.
홍콩/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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