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 삼성신청 기각…이재용, 잡스 추도식 참석키로
지난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이 삼성전자가 낸 애플 아이폰 및 아이패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삼성전자-애플 간 특허소송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삼성의 전략 수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기각 결정의 이유로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는 표준특허”이며 “ 누구나 표준특허를 공정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네덜란드 법원은 기술 표준화에 참여한 특허권자는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는 업체에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협의해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규정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이 규정은 표준특허권자가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경쟁자를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말 헤이그법원 심리 도중 애플 쪽이 “삼성이 ‘불가항력적인 특허’로 과다한 기술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편 데 대해, 삼성 쪽은 애플이 법정에서 삼성의 통신특허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며 판결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번 결정은 삼성이 ‘회심의 반격카드’로 믿었던 3세대 통신특허가 무기로서의 용도를 잃게 됐음을 뜻한다. 두 회사가 벌이던 특허소송전 구도에서 애플이 좀더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애플의 승리인 동시에 특허 사용에 있어 프랜드 조항 인정으로 산업계를 안도하게 만들었다”며 “애플은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을 이탈리아와 프랑스 법원에도 가져갈 것이므로, 삼성으로선 승산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허를 찔린 삼성이 기존 전략을 수정할지도 관심거리다. 표준특허가 아닌 고유한 특허로 애플에 다시 맞서거나, 아니면 특허사용료 협상 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날 헤이그법원은 애플이 삼성 쪽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제기한 반대소송도 기각해 삼성 쪽 특허권 자체는 인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일 “그동안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은 대부분 표준특허 침해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전략 수정 계획을 내비치면서도 “당장 이번주에 새로운 지역에서 추가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의 초청을 받아 16일(현지시각)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리는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두 회사간 특허전쟁에 돌파구가 열릴지도 주목된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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