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건물의 44동은 안드로이드 개발의 본산으로, 건물 겉모습도 안드로이드 로봇 형태이고, 건물 앞에는 그동안 나온 각 버전의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한 구글 본사 방문해보니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 위해 소프트웨어 강화
지난달에도 IBM으로부터 1000여건 특허 확보
모바일 검색속도 PC수준으로 높이는 연구팀도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 위해 소프트웨어 강화
지난달에도 IBM으로부터 1000여건 특허 확보
모바일 검색속도 PC수준으로 높이는 연구팀도
과연 구글은 애플처럼 휴대전화 제조 분야에도 뛰어들 것인가?
지난달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125억달러(13조원)를 들여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구글의 미래전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구글이 이제 하드웨어 분야에도 나설 것이란 전망이 강하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달 <한겨레>가 찾은 구글 본사에선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어렴풋하게나마 찾을 수 있었다.
구글 본사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구글이 하드웨어 제작에 나설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와 거리를 두는 분위기를 강하게 풍겼다. 구글은 3년 전부터 모바일 검색 속도를 피시를 통한 웹 접속처럼 빠르게 하기 위한 별도의 연구팀을 꾸리고 있다. 이 팀을 이끌고 있는 니컬러스 와이닌저 박사는 “모바일 검색 속도를 빠르게 해 참을성 없는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연구로, 구글의 매우 중요한 임무”라며 “특히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통신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 모바일 검색 특성을 고려해 동일하게 빠른 경험을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검색과 지도, 이메일 등 구글의 여러 서비스가 기본 탑재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서 모바일에서 구글 플랫폼을 확산시키고, 스마트폰 검색도 유선웹 접속처럼 빠르게 만들어 기존의 사업모델을 모바일로 확장해나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이 여전히 검색 분야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구글의 특성상 애플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수직계열화한다고 해서 만족할 만큼의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구글은 3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도 매출의 25%대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거둬온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다. 모토롤라는 17개국에 공장과 연구소를 운영하며 직원 1만9000여명을 두고 있지만 최근 몇년 내리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이 구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구글 본사의 한 직원은 “검색과 광고에 기반한 기존의 사업구조를 바꿔가면서 하드웨어 제조를 할 이유가 없다”며 “모토롤라 인수는 특허를 노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글의 하드웨어 업체 인수는 모바일 검색 사업의 기반인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소프트웨어 집중화’ 전략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구글은 특허 확보를 통해 안드로이드 군단의 보호막 마련에만 적극 힘쓰고 있다. 지난 7월에 이어 지난달 아이비엠(IBM)으로부터 또다시 1022건의 특허를 확보한 사실이 지난주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달 초엔 애플과 특허 분쟁중인 에이치티시(HTC)에 특허를 재판매해 지원하기도 했다.
기자가 찾은 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인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플렉스’(Googleplex)한가운데 있는 43동 건물 앞 모래밭에선 직원들이 비치발리볼을 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지만, 한가지 달라진 풍경이 눈에 띄었다. 안드로이드 개발의 본산인 44동 건물 앞에 들어서 있는 조형물이다. 컵케이크, 열린 요구르트(프로요)에 이어 생강빵(진저브레드), 벌집(허니콤) 등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과 함께 생겨난 것들이다. 디저트를 별칭으로 한 안드로이드 버전별 운영체제의 앙증맞은 조형물이지만, 새 버전이 나올수록 지배력이 날로 커지는 안드로이드의 위세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마운틴뷰(미국 캘리포니아)/글·사진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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