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서 KT포기로 9950억원에 낙찰
업계 “1년 마케팅비 3조…비싼 가격 아냐”
KT 800㎒·LGU+는 2.1㎓ 추가로 확보
업계 “1년 마케팅비 3조…비싼 가격 아냐”
KT 800㎒·LGU+는 2.1㎓ 추가로 확보
국내 최초로 실시된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1.8기가헤르츠(㎓) 대역은 9950억원에 에스케이텔레콤(SKT) 차지가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케이티(KT)가 이날 오전 속개된 1.8기가헤르츠 대역 입찰 참가를 포기하고 800메가헤르츠(㎒) 대역에 입찰함으로써, 이날로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27일 마지막으로 써낸 9950억원에 1.8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를 낙찰받았다. 케이티는 이날 800메가헤르츠 대역 10메가를 단독응찰해 입찰 하한가격인 2610억원에 가져갔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의 입찰이 제한된 2.1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는 입찰 하한가격인 4455억원에 엘지유플러스(LGU+)의 손에 넘어갔다.
이석채 케이티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쟁 과열 현상이 일어나 사회적 논란과 국가적 손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입찰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확보한 주파수를 소비자 수요가 높은 롱텀에볼루션(LTE) 용도로 쓸 계획”이라며 “이번 경매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1.8기가헤르츠 대역의 낙찰가 9950억원은 애초 업계의 예상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애초 시장에선 낙찰가가 8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주파수는 통신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요소인데다, 주파수 사용대가를 10년에 나눠 분납하는 방식도 이통사간 경쟁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두 이통사가 1년에 마케팅비로 3조원을 쓰는 현실에서 10년 주파수 사용대가로 1조원이 높은 가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이번 경매 결과가 앞으로 국내 이통시장 판도에 미칠 파장에 쏠리고 있다. 1.8기가헤르츠 확보는 4세대 통신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이 넓으면 전송속도가 빨라지는 4세대 특성 때문이다. 이 주파수 대역 확보를 위해 에스케이텔레콤이 상대적으로 더욱 열의를 보인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에스케이텔레콤이 확보한 4세대용 주파수는 10메가에 불과해 3개 통신사 중에서 가장 적었다.
특히 이 주파수를 케이티가 낙찰받을 경우, 케이티는 기존 1.8기가 대역에서 2세대를 철수해 얻을 20메가 폭을 비롯해 모두 40메가를 확보할 뻔 했다. 경매전쟁이 에스케이텔레콤의 승리로 마무리됨에 따라 4세대 통신에서도 기존의 국내 이통시장 점유율이 구조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편이다. 예상보다 높아진 낙찰가로 인해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통신요금이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주파수 확보의 이점 등을 고려할 때 승자의 저주란 말이 나올 정도의 가격은 아니다”라며 “국외에서도 주파수 낙찰가가 요금에 영향을 끼친 사례가 없고 국내 이통사들도 요금을 올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특히 이 주파수를 케이티가 낙찰받을 경우, 케이티는 기존 1.8기가 대역에서 2세대를 철수해 얻을 20메가 폭을 비롯해 모두 40메가를 확보할 뻔 했다. 경매전쟁이 에스케이텔레콤의 승리로 마무리됨에 따라 4세대 통신에서도 기존의 국내 이통시장 점유율이 구조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편이다. 예상보다 높아진 낙찰가로 인해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통신요금이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주파수 확보의 이점 등을 고려할 때 승자의 저주란 말이 나올 정도의 가격은 아니다”라며 “국외에서도 주파수 낙찰가가 요금에 영향을 끼친 사례가 없고 국내 이통사들도 요금을 올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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