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점 대부분 3사 제품 동시취급 ‘실효성 의문’
케이티(KT)가 이동전화 단말기를 어느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구입하더라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동일 가격제(페어프라이스)’를 실시한다.
표현명 케이티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일가격제와 중고폰 활용(그린폰) 정책을 도입해 이동전화 유통구조를 혁신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동일한 모델이라도 취급하는 유통점마다 가격이 달라, 싸게 사기 위해서는 구매자가 여러 판매점을 돌면서 가격 비교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장별로 가격이 차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제조사가 모델별로 지급하는, ‘리베이트’로 불리는 제조사 장려금 때문이다. 이통사가 요금제와 약정기간에 따라 지급하는 보조금은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만, 단말기별로 제조사가 지급하는 리베이트는 유통점 판매직원이 고객이나 모델별로 임의로 지급해왔다. 똑같은 모델을 누가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달랐던 이유다.
표 사장은 “동일가격제 정착으로 이동전화 가격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기존 유통망에 대한 제조사 장려금이 축소돼 (결국) 출고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을 통한 이통시장의 건전화 및 선진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과 일반 이동전화 주요 모델에 대한 가격을 케이티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올레샵과 2700여 전국 공식 대리점에 게시해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폰 등 국외 단말기는 제조사 장려금이 따로 없기 때문에 국내 어느 유통망에서 구입하더라도 가격이 같지만, 국내 단말기는 모델별로 제조사 장려금이 제각각이고 그 수준이 공개돼 있지 않다.
하지만 케이티의 이러한 동일가격제가 정착될지는 미지수다. 휴대전화 유통 시장에 케이티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이 케이티의 유통점만 오가며 구매하는 게 아니고 전국 대부분의 이동통신 판매점에서는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엘지유플러스(LGU+) 등 3개 이통사의 상품과 단말기를 동시에 취급하고 있다.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티가 경쟁사에 비해 열세인 유통구조를 직영점 중심으로 바꾸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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