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전담사업부 신설…삼성 내년 40여종 출시
운영체제 둘러싼 구글·MS 경쟁도 점입가경
운영체제 둘러싼 구글·MS 경쟁도 점입가경
스마트폰 시장이 뜨겁다. 노키아·애플·리서치인모션(RIM) 등 ‘빅3’에 맞서 삼성·엘지(LG)가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둘러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존심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모바일 기기의 융·복합 흐름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엘지전자는 최근 부사장급이 이끄는 스마트폰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경쟁사에 견줘 상대적 열세인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엘지는 이달 안에 ‘안드로이드’(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한 2종을, 연말까지는 ‘윈도 모바일’(MS)을 심은 3종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기종을 10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은 지난 3일 미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노키아보다 아이폰의 애플이 최대 경쟁자”라며, 스마트폰을 미래 승부처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전략 스마트폰 ‘옴니아 패밀리’ 5종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삼성은 2010년을 ‘스마트폰 원년’으로 선언하고, 출시 모델을 올해(20여종)보다 배로 늘릴 방침이다. 팬택계열도 내년 상반기까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2종을 우선 출시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기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엘지는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2·3위로 합계 점유율이 30%를 웃돌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선 점유율 합계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키아(39.7%), 림(18.8%), 애플(12.2%) 등 ‘빅3’에 한참 밀려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장악하지 못하면 휴대전화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고,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그동안 스마트폰 불모지였던 국내에서도 애플 아이폰 상륙 등을 계기로 서서히 시장이 열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둘러싼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국엠에스는 9일 ‘윈도 모바일’이 탑재된 모든 스마트폰을 ‘윈도폰’으로 이름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엠에스 쪽은 “새로 명명한 ‘윈도폰’은 사용자 경험에 무게를 두는 감성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아이폰이나 구글폰을 브랜딩한 데서 착안한 것인데, 윈도 모바일의 지속적인 시장 축소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엠에스는 전세계 피시 운영체제와 사무용 프로그램의 독점적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모바일 운영체제에선 후발 주자들에게 맥없이 밀려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의 집계를 보면,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에서 윈도 모바일은 9.3%로, 노키아의 심비안(51%),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18.7%), 아이폰(13.3%)에 이어 4위에 처져 있고, 그마저 지속적인 하락세다.
국내 한 휴대전화 업체의 기술담당 임원은 “윈도 모바일은 돈을 주고 사서 써야 하고 업그레이드에도 비용이 들지만 확장성은 안드로이드에 견줘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개방형 무료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는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가트너는 “현재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5.1%이지만, 2012년엔 심비안에 이어 2위에 오르고, 윈도 모바일은 5위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김회승 구본권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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