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의 기업용 버전을 따로 내놨다.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가 고객사의 데이터나 대화를 학습하지 않는다”며 기업의 비밀을 유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에이아이는 기업용 챗봇인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한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오픈에이아이는 “지난해 11월 챗지피티를 처음 출시한 뒤 간편하고 안전하게 챗지피티를 업무에 적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여러 기업들로부터 받았다”고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 출시 배경을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기존 서비스에 접목하길 바라는 기업들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픈에이아이에 따르면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지난 3월 출시한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지피티4’(GPT4)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속도는 기존 개인용 챗지피티 유료 버전보다 속도가 최대 두 배 가까이 빠르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에이아이 최고운영책임(COO)은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가 개별 기업 직원들이 코딩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걸 도와주고, 내부 기업 정보를 분석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가 고객사의 데이터나 대화를 학습하지 않는다”도 강조했다. 최근 영업 비밀 유출을 우려해 직원들의 챗지피티 사용을 금지하고 나선 기업이 늘어난 걸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 초기 고객 기업엔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세운 미국 모바일 결제 기업 스퀘어와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컨설팅 기업 피더블유씨(PwC) 등이 있다고 밝혔다.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 이용 수수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개별 기업들의 사용 사례 및 처리 데이터 규모에 따라 다르다”고만 했다.

앞서 챗지피티의 최대 주주이자 경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기업 고객을 위한 검색형 챗봇 ‘빙(Bing) 챗 엔터프라이즈’를 지난 7월 출시한 바 있다. 빙 챗 엔터프라이즈에도 오픈에이아이의 기술이 쓰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에이아이와 엠에스가 서로 비슷한 고객을 좇고 있다”면서, 두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할 걸로 내다봤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