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지고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의 성능을 개선하기 보다 ‘파괴적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15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인공지능 거대 언어모델(LLM, Large Languate Model) 활용 방식 및 주요 이슈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거대 언어모델이란 대규모 말뭉치를 학습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직접 생성까지 하는 인공지능 모델로,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챗봇 ‘챗지피티’(ChatGPT)에 쓰인 지피티(GPT), 구글 바드(Bard)에 쓰인 람다(LaMDa) 등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컴퓨터, 전화기 등 주요 생산성 도구들이 초기엔 국가 수준에서 쓰는 도구였지만 점차 일반 개인 수준으로까지 확산되며 산업 인프라 역할을 수행했듯, 인공지능 거대 언어모델도 보조적 수단을 넘어 핵심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챗지피티를 필두로 한 거대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들이 초기에는 기업 등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주로 쓰이다가, 점차 일반 개인들이 널리 쓰는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인공지능 거대 언어모델 활용 방식 및 주요 이슈 분석’ 보고서 내용 갈무리.
보고서는 “일본이 기존 아날로그식 개찰구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다면, 우리나라 코레일은 개찰구를 제거해 탑승권 확인 절차를 없애는 구조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쪽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다. 인공지능 거대 언어모델 또한 기존 서비스를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파괴적 혁신’을 불러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이어 “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한 ‘파괴적 혁신’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적극적인 실험 환경을 정보통신 당국이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인공지능 거대 언어모델 활용 방식 및 주요 이슈 분석’ 보고서 내용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당부도 뒤따랐다. 보고서는 “거대 언어모델 덕분에 디지털 서비스와 이용자의 접점인 인터페이스(화면 디자인)가 지금의 클릭 중심 인터페이스보다 훨씬 간편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열차, 고속버스 예매 등 디지털 격차가 자주 발생하는 영역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는 등 신기술로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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