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규모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가총액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이 컴퓨팅 혁명을 이끌고 있다. 전통적인 기술 산업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지난 29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밍의 장벽을 놀라울 정도로 낮추고 디지털 격차를 좁혔다. 이제 모든 사람이 개발자다. 컴퓨터에 대고 무언가 말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을 통해 이전에 불가능했던 여러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몇 가지 단순한 명령어만으로 엔비디아를 칭찬하는 노래를 작곡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고성능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새 슈퍼컴퓨터 ‘디지엑스 지에이치200’(DGX GH200)을 비롯해, 인공지능과 관련된 여러 신제품과 새 서비스를 선보였다. 디지엑스 지에이치200은 지에이치200 칩 256개를 결합해 단일 그래픽처리장치(GPU)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슈퍼컴퓨터다. 엔비디아는 “이전 반도체보다 메모리가 100배에 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 등이 이 슈퍼컴퓨터의 첫 고객군이 될 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글로벌 광고회사 더블유피피(WPP)와 함께 만든 광고 제작용 생성형 인공지능 앱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비디오게임 개발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한 ‘엔비디아 에이스’ 플랫폼도 선보였다.
앞서 지난 24일 엔비디아는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25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4.37% 오른 37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장 중 951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반도체 회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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