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지난해 5억4천만달러(약 7171억원) 가량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올해 최신 언어모델이 적용된 챗지피티를 유료화하며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서비스 운영과 개발 등에 드는 컴퓨팅 비용과 우수한 인력을 데려오기 위한 인건비 지출이 늘어난 속도가 더 빠른 탓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4일 오픈에이아이의 재무 현황에 대해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 세명을 인용해 “챗지피티 상용화 이후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기계학습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드는 비용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고 전했다. 오픈에이아이가 최신 언어모델인 ‘지피티4’(GPT-4)를 적용한 챗지피티를 지난 2월 유료 출시하고 몇 주만에 연간 1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수준의 성장세에 접어들었지만 비용 역시 커졌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증가하며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다음 버전의 언어모델 훈련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오픈에이아이가 지난해 5억4천만달러 가량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챗지피티 대중화 전의 두 배 규모”라고 전했다.
<디인포메이션>은 오픈에이아이가 지난 2020년 구글에 클라우드 사용 비용으로 최소 7500만달러(약 1000억원)을 지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클라우드를 공급 받아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지만 비용이 커지는 게 훨씬 컸다. 지피티4 훈련에는 개당 3만달러(약 4천만원)가 넘는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칩(GPU) 1만여개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건비 지출 또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오픈에이아이의 직원 수는 2015년 설립 당시 이미 400여명에 달했다.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 열풍이 분 지난 몇 달 동안 구글·메타·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인공지능 개발자와 기업용(B2B) 제품 영업 담당자 등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 인공지능 관련 인력 ‘몸값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샘 앨트먼 오픈에이아이 최고경영자는 “현재 수준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한 ‘인공일반지능’ 개발을 위해, 몇년 안에 1000억달러(약 133조원)의 자금을 끌어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앨트먼 최고경영자는 “오픈에이아이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자본집약적인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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