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연합뉴스
카카오가 하이브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단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에스엠 1대 주주에 오르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다만 하이브가 이미 확보한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확정되지 않아, 일단 카카오와 하이브는 에스엠을 중간고리로 한 협력 관계 정도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12일 입장문을 내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 에스엠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케이(K)팝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이날 에스엠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이브는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와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공개매수 중단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하이브의 결정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원의 이달초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카카오의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계획이 무산된 만큼 에스엠과 협력을 위해
1대 주주 지위에 오를 정도의 추가 지분을 공개 매수하겠다는 뜻이다.
이어 카카오는 “에스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에스엠3.0을 비롯한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며 “각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케이(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10~11일 잇달아 에스엠 지분 인수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양사 간 공개매수 경쟁으로 에스엠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 혼란이 고조된 만큼 양사 간 출혈 경쟁을 멈추자는 뜻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 등을 향후 어떻게 얼마나 처분할지 등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주식 공개매수를 한 주체들은 일정 기간 동안 블록딜 자체가 불가능해 현재 지분 구조에서 당분간 3사(카카오-에스엠-하이브)간 협력을 이어갈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지분 확보 상황에 따라 이후 지분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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