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1.12Mbps, 국가별 비교 순위는 34위로 집계됐다. 언스플래시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도 옛 일이 됐다. 통신사들이 ‘탈통신’을 외치며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게을리한 탓에 한 때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우리나라 인터넷 평균 속도 순위가 3년 사이에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3일 인터넷 속도 측정 누리집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1.12Mbps, 국가별 비교 순위는 34위로
집계됐다. 국가별 순위는 2019년 2위에서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밀려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27계단이나 하락하며 34위로 밀려났다.
국가 비교 순위 하락은 최근 몇 달 사이에 가파르게 일어났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달 말 ‘
2022년 국가지능정보화 백서’를 발간하며 인용한 지난해 8월 스피드테스트 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한국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210.72Mbps로 세계 19위였다. 불과 석 달 사이에 10계단 넘게 내려온 셈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초고속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속도는 모나코로, 평균 320.08Mbps였다. 싱가포르(295.78Mbps), 칠레(291.62Mbps), 홍콩(285.25Mbps), 스위스(278.40Mbps)가 뒤를 이었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 순위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초고속인터넷 망을 일찍이 구축하면서 품질이 열악한 동축혼합망 등을 썼고, 후발국들은 이보다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통신사들이 탈통신 전략을 펴며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소홀히하고, 정부 역시 이를 방치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기준 모바일 인터넷 평균 속도 국가별 비교에선 우리나라가 3위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1년 11월에 비해 한 단계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323.10Mbps였다. 이어 카타르가 310.17Mbps로 2위를 차지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