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이엔엠(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케이티(KT)의 ‘시즌’이 합병한다. 이로써 국내 1위 오티티 ‘웨이브’를 뛰어넘는 공룡 플랫폼이 탄생할 전망이다.
씨제이이엔엠과 케이티의 계열사인 티빙과 케이티스튜디오지니(시즌 운영사)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의결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방식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12월1일이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케이티시즌이 1 대 1.5737519다. 씨제이이엔엠은 ㈜티빙의 지분 약 57%를, 케이티스튜디오지니는 ㈜케이티시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번 통합으로 이용자 수가 430만명으로 국내 1위인 ‘웨이브’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티빙과 시즌 회원수는 각각 400만명과 160만명으로 단순히 이를 합치면 560만명에 이른다. 앞서 지난 3월 씨제이이엔엠은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처음 공개하며 합병설이 불거졌다. 당시 두 회사는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씨제이이엔엠이 운영하는 티브이 채널 <티브이엔>(tvN)과 티빙에 우선 유통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통신 및 콘텐츠 업계에선 이번 합병이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티는 대규모 콘텐츠 제작 비용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통 경로를 넓힐 수 있고, 씨제이이엔엠은 티브이엔과 티빙의 콘텐츠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티가 국내 최대 케이블티브이 채널인 스카이티브이를 갖고 있지만 오티티 분야에선 시즌이 웨이브에 밀렸다”며 “어느 산업이든 여러 기업이 경쟁하다 인수합병을 통해 강한 회사 몇개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는데, 이번 합병도 그런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는 단순히 제작비만 많이 쓴다고 가능한 게 아니고, 오랜 시간 네트워크와 협업 경험을 쌓아야 한다”면서 “케이티가 직접 경험 많은 제작자를 데려오기보다 ‘케이(K)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씨제이이엔엠과 합병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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