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이어 카카오 1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으로 ‘비대면 경제’ 특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전 세계적으로 광고 경기가 둔화한 결과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에 대화형 서비스와 오픈채팅 같은 즐길거리를 활성화해 새로운 수익모델(BM)로 삼을 방침이다.
카카오는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1조6517억원의 매출을 올려 15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31.3%, 영업이익은 0.8% 늘었다. 시장 기대치에 비해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2.5% 낮았다.
사업별로는 플랫폼부문 매출 증가율이 27.4%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1.8% 줄었다. 이 부문 매출 대부분은 카카오톡 앱과 포털사이트 다음의 광고 수익에서 나온다. 1분기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과 러시아 사태 등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광고 집행이 줄면서 플랫폼 광고가 타격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총괄 수석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계절적으로 1분기가 비수기인 데다, 글로벌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광고 경기가 위축됐다”며 “패션·뷰티·여행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연초에 연간 사업목표를 설정할 때에 비해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엔터테인먼트 등을 핵심으로 하는 콘텐츠부문 매출은 36.1% 증가했다. 게임사업 매출이 88.6% 늘어 이 부문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연초까지 흥행한 결과다. 웹툰·웹소설 중심의 스토리 부문 매출은 37.7%, 멜론 등 뮤직 부문은 10.7% 증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의 주된 쓰임을 ‘지인과의 소통’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불특정 다수와의 ‘열린 소통’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오픈채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카카오톡 프로필 창 등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같은 교류 기능을 넣는 게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이런 서비스가 이용자 수와 이용 빈도를 늘리고, 정체 상태인 광고 유치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실적발표회에서 “지금의 카카오톡은 지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특정 목적에서만 이용된다. 바쁜 상황에서 짧게 쓰이는 경우가 많아 (광고 사업 등)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좋은 여건은 아니다”라며 “목적성 커뮤니케이션(소통)이 아닌, 비목적성 인터랙션(상호교류)을 카카오톡 서비스의 주요 맥락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톡의 ‘친구목록’ ‘프로필’ ‘대화’ 탭에 가벼운 인터랙션(상호교류)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들이 여유로운 상황에서 재미있게 앱을 쓰게끔 하겠다. 지금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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