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핀테크 계열사 카카오페이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늘었으나 대출·증권 등 수익성 높은 금융서비스 매출은 줄었다.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악재도 겹치며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1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4분기째 적자다. 1분기 매출은 12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1억원)에 견줘 15.1% 늘었다. 3월 말 기준 월 활성 이용자(MAU) 수가 2156만명으로 1년 새 11% 증가했고, 가맹점 수는 25% 늘었다.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기반으로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을 늘려온 효과다.
이용자 증가가 즉각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1분기 카카오페이 매출 중 4분의 3 가량은 결제 수수료 등 결제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 이 부문은 수수료율이 일정하게 정해진 데다 이커머스 시장 업황 등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대출·증권 등 금융서비스 부문으로 사업 확장을 꾀해 왔는데, 이 부문 매출은 1년 새 32.5%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3%에 그쳤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금융서비스의 경우,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의 홀세일(법인영업) 사업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대출 중개 서비스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디지털손해보험사의 본허가를 획득해 향후 금융 전 영역에 걸쳐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보호예수 물량 해제란 ‘겹악재’까지 맞으며 4% 하락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57.6%(7625만주)의 보호 예수가 이날 한꺼번에 해제됐다. 여기에는 2대 주주 알리페이의 보유 물량 1389만여주도 끼어 있다. 3일부터는 알리페이가 언제든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카카오페이 종가인 10만8천원은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최저가다.
카카오페이는 “보호 예수 해제분의 대부분은 카카오 본사 보유량”이라며 투자심리 달래기에 나섰다. 회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3일 보호 예수가 해제될 7625만주 중 6235만주는 최대주주인 카카오 보유 물량이다. 카카오는 법적 보호 예수 기간인 6개월 외에, 자발적 보호 예수 6개월을 더해 1년의 보호 예수 기간을 설정해뒀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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