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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하드디스크 정보 완벽 삭제’로 경쟁력 확보

등록 2014-12-30 11:39

한국컴퓨터재생센터(KCR) 임직원들이 2012년 7월 영국표준협회(BSI)의 국제정보보호경영시스템(ISO27001) 인증 수여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컴퓨터재생센터 제공
한국컴퓨터재생센터(KCR) 임직원들이 2012년 7월 영국표준협회(BSI)의 국제정보보호경영시스템(ISO27001) 인증 수여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컴퓨터재생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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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한국컴퓨터재생센터(KCR)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해마다 선정하는 상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7년에 불과하다. 30%가량은 15년을 넘지 못하고 사라진다.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기업의 평균수명이 1990년 50년에서 2010년에는 15년으로 단축됐으며, 2020년엔 10년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추어)도 나온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급속히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사회적기업들에 장기적인 생존과 지속가능성은 절실하고 현실적인 과제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정부 지원(최장 5년) 종료를 앞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문 연 뒤 빠짐없는 흑자 행진

사회적기업인 한국컴퓨터재생센터(KCR)는 2008년 1월 문을 연 명실공히 사회적기업 1세대다. 주력 사업은 낡은 중고 피시를 모아 닦고 고치고 다듬어 쓸 만한 재생 피시로 되살리는 것이다. 지난 6년간 7만5000여대를 고쳐 보급했다. 구자덕 대표는 “피시 구매 주기가 짧아지면서 매년 약 400만대 이상 버려지는 컴퓨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쓸 만한 것들이 창고에 처박혀 있다 폐기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한다.

이 기업의 주력 사업은 고유한 자원이나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경쟁 환경도 치열한 편이다. 2012년 정부의 인건비 지원 등이 종료되면서 전년보다 매출액(27억원)이 다소 줄었지만 수익성은 높아졌다. 매출은 이듬해 다시 41억원으로 올라섰다. 창업 뒤 7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흑자를 내며 매출을 키운 비결은 뭘까?

재활용 업체론 처음 ISO 인증 획득

피시 재이용 사업모델에서 핵심적인 경쟁력은 ‘하드디스크의 정보를 완벽하게 삭제하는 것’이다. 이 업체는 1년여의 준비 과정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2012년 정보보호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증(ISO27001)을 획득했다. 국내 재활용 업체로는 처음이었다. 이성민 선임이사는 “개인정보법이 발효되고 기업마다 정보보안이 주된 이슈로 떠올랐다. 이전까지는 국가정보원의 지침에 따라 피시 데이터를 삭제해왔는데, 고객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증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인하는 중고 피시 정비 파트너로 인정받은 데 이어 또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 업체는 2008년 재생 피시에 정품 윈도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인증 리퍼비셔(MAR) 자격을 획득하고, 하루 120대의 재생 피시에 한꺼번에 윈도를 설치할 수 있는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긴 이후 자립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은 거의 모든 사회적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다. 한국컴퓨터재생센터가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자기 변화의 과정은 사회적기업 1세대로서 후속 세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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