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세션 >> 혁신을 위한 새로운 상상력
세계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나라마다 대안적 경제사회 운영 원리를 모색하는 논의가 활발하다. 경쟁과 효율의 날카로움이 아니라 나눔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자상하고 부드러운 변화, 즉 사회혁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 해결 힘은 아래로부터 나와야
사실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국가와 시장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생활의 마당인 지역사회의 역량과 연대를 강화하려는 노력들이 전개되었다. 여기서는 국가 또는 시장권력이 주도하는 양적 발전 모델보다는 지역 기반의 네트워크와 협력을 강화해 아래로부터의 혁신 지향적인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아시아미래포럼 종합세션에서는 국내외 지자체와 기업, 사회적기업들이 각자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보여주고, 경제·사회·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발전 모델들을 제시한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한국 농촌 사회의 위기를 극복해가는 5년간의 노력 과정을 소개한다. 완주군은 지역산업이 침체되고 소득 양극화가 심각해지며 지역사회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로컬푸드를 도입해 지역사회의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고 마을공동체의 활력을 되살리게 된 과정과 협동, 공유에 기반을 둔 지역순환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하라 아키히로 일본 오히사마 진보에너지주식회사 대표는 지자체와 사회적기업, 시민들의 노력이 합쳐진 자립형 마을에너지 모델을 소개한다. 일본 이다시는 1996년부터 지역의 자체 에너지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태양광 발전 보급사업을 추진해왔다. 초기 막대한 투자금을 위한 오히사마 시민펀드의 성공적인 조성과 시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게 된 과정은 원전 불안감이 높아지는 지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포스코는 사회적기업 설립으로 지역 내 장애인, 새터민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전문 인력 육성에 기여한 사례를 소개한다. 포항, 광양, 인천 지역에 국내 첫 자립형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게 된 계기와 지역사회 인프라와 자원을 지역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지를 보여준다.
박원순 시장이 좌장 맡아 토론 진행
영국의 글로벌 유통업체인 마크스앤스펜서의 조 대니얼스 지속가능커뮤니티팀 매니저는 지역사회의 경제·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접목한 사례를 소개한다. 마크스앤스펜서는 2007년부터 ‘플랜A’라는 환경윤리 프로젝트를 선포하고, 7대 분야의 180가지 공약을 회사 전부문과 매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 사회 이슈에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지역주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의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침체된 지역 영세상권과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오와 함께 운영한 공급업체 지원 사업과 전문 직업 교육 사업도 함께 소개한다.
토론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좌장으로 동네에서 확산되는 ‘생활민주주의’ 패러다임과 지자체, 기업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정루 중국 칭화대 교수가 합류해 지역사회 혁신과 발전 방안에 대해 발표자들과 의견을 나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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