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차전지, 태양전지, 연료전지….

삼성에스디아이(SDI)가 주력으로 개발 또는 양산하는 제품들은 ‘친환경성’이 열쇳말이다. 탄소 발생량을 대폭 줄인 고집적·고용량의 미래형 제품들로, 관련 기술과 공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일찌감치 지속가능경영을 기업의 경영철학으로 선포하고, 2003년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처음으로 시이오 직속으로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 SM) 운영위원회’를 상설 운영하고 있다.

SM운영위원회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이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승인하고 성과를 관리하기 위해 매년 두 차례 정기위원회를 연다. 위원회 산하에는 지속가능경영의 기획과 실행, 목표 관리를 전담하는 상설 사무국과 분야별 실무위원회를 뒀다. 말뿐이 아닌 구체적인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책임 단위를 둔 것이다.

실무위원회는 4개 분과 중 3개가 ‘친환경 제품 개발’ ‘녹색구매’ ‘사업장 녹색경영’ 등으로, 에스디아이가 ‘환경경영’에 쏟는 노력을 잘 보여준다. SM운영위원회 사무국 관계자는 “전세계 모든 생산법인이 ISO14001 인증을 획득했다”며 “사내에서 환경과 관련한 업무를 전담하는 인원만 2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에스디아이는 ‘환경경영 체제’를 분야별로 모듈화한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사업장의 환경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EMS), 환경투자에 대한 비용과 효율을 분석·지원하는 시스템(EA), 모든 협력·제휴업체와 환경정보를 분석해 구매에 활용하는 시스템(ED), 제품 생산 전 과정에 소모되는 에너지와 오염원 등을 정량화하는 시스템(LCA)을 갖추고 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해마다 순이익의 1% 이상을 환경시설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00억원을 환경비용으로 지출했다. 또 가능한 한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도 투명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관련 법규정이나 기준을 어긴 사례나 사고, 이와 관련해 법적 처벌을 받은 사실 등도 모두 일반에 공개한다. 환경경영의 성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이해관계자 모두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SM운영위원회의 사무국 관계자는 “환경 가치를 지속가능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것은 현재는 물론 미래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