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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착한 상품’에 미래 달렸다” 앞다퉈 출시

등록 2009-02-27 15:27

“‘착한 상품’에 미래 달렸다” 앞다퉈 출시
“‘착한 상품’에 미래 달렸다” 앞다퉈 출시
[헤리리뷰]
윤리적 소비 서베이
기업의 대응

환경 보호, 사회공헌 활동 등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소비를 이끄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건강과 안전을 추구하는 개인 차원의 욕구 충족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까지 고려해 지갑을 여는 윤리적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식품 및 의류, 생활용품 등 소비유통업체들은 앞다퉈 유기농, 로하스, 웰빙 등의 개념을 담은 ‘착한’ 제품을 시중에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윤리적 상품 바람은 이제 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열쇳말(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멜라민·이물질 파동 등을 겪으면서 먹을거리 안전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되자 식품업계에서 이런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아이들이 먹는 이유식이나 과자, 간식 등에 유기농 곡물과 채소를 사용하고 인공 향이나 색소 사용을 배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산 재료에 첨가물 빼고 영양소 추가

이런 흐름을 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기농 등 프리미엄 과자들이 속속 선보였다. 국산 원료를 사용하고 첨가물은 빼고, 필요한 영양소를 추가한 오리온의 ‘닥터유’, 국내산 쌀로만 만든 롯데제과의 ‘마더스핑거’, 대표적인 장수식품 14가지를 원료로 만든 해태제과의 ‘뷰티스타일’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가운데 일부 업체의 과자 첨가물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어, 앞으로 제과업체의 안전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농 우유로 웰빙·친환경이면서 동시에 지역 축산농가를 살리는 착한 우유도 나왔다. 매일유업의 ‘상하목장’은 전북 고창군 및 낙농가와 삼각협동체제를 통해 탄생했다. 고창군은 예산을 편성해 유기사료를 수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낙농가는 프리미엄급 유기농 제품이지만 제품 원가를 낮추는 데 발벗고 나섰다. 유기농 우유 생산의 안전성과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급 제품임에도 기존 우유와 비슷한 수준의 이윤만을 남기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매일유업이 세균 차단 기술 시스템 등 최첨단 신규설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착한 먹을거리’는 사회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 제품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위캔쿠키는 사회적기업 ‘위캔’이 우리밀, 유자청, 땅콩, 검은깨, 유정란, 유기농 설탕 등 최고급 국산재료를 써서 만들었다. 주요 인공감미료뿐 아니라 쇼트닝, 색소 파우더, 방부제 등 첨가물도 쓰지 않았다.

경북 경주시니어클럽의 ‘서라벌 찰보리빵’은 경주산 무농약 찰보리 분말과 1등급 생우유, 유정란, 설탕, 소금, 앙금, 베이킹소다, 베이킹파우더를 주재료로 넣고 천연 바닐라향으로 향을 냈다. 역시 방부제나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았다.

의류에서도 천연섬유 소재는 물론 콩 함유 내의와 유기농 목화를 사용한 의류가 잇따라 선보였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뽑아낸 섬유로 만든 에코 가방이나 티셔츠, 헌옷을 재생해 만든 등산복 등 이른바 ‘착한 소재’로 불리는 리사이클(재활용) 원단을 쓴 제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오가닉’ ‘쿨맥스’ 라인 등을 선보이며 자연주의 의류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베이직하우스는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치지 않은 땅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를 이용해 오가닉 티셔츠를 만들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 K2는 청정 대나무·코코넛 등의 천연소재 아웃도어 의류와 함께 ‘에코센서’ 의류를 내놨다. 에코센서는 헌옷을 재생한 소재다. 아웃도어에 활용되는 소재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기능성과 품질이 좋기 때문에 재활용 소재라도 안심하고 입을 수 있다고 한다.

코오롱스포츠는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만든 ‘에코프렌’(ecofren) 소재의 배낭과 티셔츠 등을 내놓았다. 에코프렌 소재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빨리 마르는 기능이 뛰어난 친환경 원단으로, 에너지를 크게 절약하고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원료부터 폐기까지 모두 친환경

건강과 안전을 추구하는 개인 차원의 욕구 충족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까지 고려해 지갑을 여는 윤리적 소비자가 늘고 있다.
건강과 안전을 추구하는 개인 차원의 욕구 충족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까지 고려해 지갑을 여는 윤리적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착한 의류’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3세계 주민들한테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주고 들여온 공정무역 상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안국동에 문을 연 공정무역 전문상점 ‘그루’에서는 네팔에서 가져온 공정무역 제품과 인도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로 만든 티셔츠 등을 팔고 있다.

생활용품 업계도 유기농 성분으로 만든 원료에서 친환경 소재의 재활용 용기까지 쓰는 환경친화적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엘지생활건강의 ‘빌려쓰는 지구’ 제품들이 원료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친환경’을 도입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치약·비누·액체세탁세제·주방세제 등 전 제품은 색소와 방부제, 인산, 형광증백제 등 인체에 해로운 화학성분을 전혀 쓰지 않고, 식물성 성분을 사용해 생분해도가 뛰어나다고 한다. 또 재생지 활용 상자로 포장하고 제품설명서도 콩기름으로 인쇄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목욕용품 브랜드인 해피바스도 ‘실천’과 ‘금지’ 규정이 뚜렷한 친환경 제품이다. 안전성 시험을 거친 천연 유기농 원료를 쓰고 소비자들에게 재활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원료 및 포장재에 중금속 사용, 포장재와 부자재에 폴리염화비닐(PVC) 사용, 포장재 코팅 등은 엄격히 금지된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의 친환경 브랜드 ‘키엘’은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100% 유기농 오일 제품을 판다. 바디 클렌저는 제품 성분은 물론 용기와 라벨까지 친환경 소재로 구성해 미용제품 최초로 ‘크레이들 투 크레이들’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아베다 역시 에센셜 오일의 경우 제조 원료의 90%를 인증된 유기농 성분들만 사용한다. 제품 용기도 80% 이상을 한번 쓴 용기를 재활용한 ‘피시아르’(PCR) 재질로 만든다.

‘윤리적 행동주의’ 소비문화 이끌어 갈 듯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일반 제품에 비해 두세 배 비싸더라도 ‘윤리적인 상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 소비자가 늘 것으로 보고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프랑스의 트렌드 컨설팅 회사 스타일비전의 주느비에브 플라방 대표는 내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갈 지구촌의 소비문화 흐름 중 하나로 ‘윤리적 행동주의’를 꼽았다. 환경 보호 등 공익적 가치를 중심으로 소비 행태를 재편하는 경향에 주목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새로운 가치를 담은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잰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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