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미국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동차 산업 진출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샤오미는 ‘스마트 전기차’ 사업에 공식적으로 착수한다고 30일(현지시각) 밝혔다. 전기차 사업은 샤오미가 100% 소유한 자회사에서 담당하며, 레이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끈다. 샤오미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사업에 총 10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레이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샤오미 봄절기 신제품 발표회 2021’ 행사에서 “이번 결정은 우리 회사의 모든 파트너들과 함께 수차례 숙고를 거친 뒤 이뤄졌다”며 “제 개인적인 명성을 걸고 우리의 스마트 전기차의 미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샤오미는 완성차 제조에 직접 뛰어들 전망이다. 이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밝히지 않았으나,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메일에서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는 차를 제조하는(manufacturing) 데 있어 독특하고 분명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고 한다. 전기차 자체 생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에는 향후 자동차 산업이 스마트폰 산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 전기차’라는 용어를 쓴 점도 눈길을 끈다. 레이쥔 회장은 사내 메일에서 “샤오미는 하드웨어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 모델에 대해 가장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며 “특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에 있어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제품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써 샤오미의 기존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샤오미는 가장 큰 규모의 스마트 생태계를 갖고 있으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이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레이쥔 회장은 설명했다.
최근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자동차도 일종의 스마트 기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마트폰부터 자동차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면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애플과 샤오미는 이런 폐쇄적인 생태계를 지향하는 대표적 업체들로 꼽힌다. 미국 애플도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등과 전기차 생산을 위한 협상을 타진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