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금리를 2023년 말까지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기준금리(0~0.25%)를 동결하면서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당 기간 완만하게 웃돌 때까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제시한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연준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나타난 점도표를 보면 17명 중 13명이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주요 근거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2023년에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정 경제전망은 지난 6월보다 높여 잡았다. 올해 성장률은 -6.5%에서 -3.7%로 상향 조정했고 실업률은 9.3%에서 7.6%로 낮춰 잡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금융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지만 거품 우려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금리를 사용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가 “국채 등 연준의 보유자산을 현재의 속도로 늘려갈 것”이라고 말하자 자산매입 규모 확대를 기대했던 미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 반전했다.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이번 정책에 새로운 정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평균 물가 2%를 달성하는 기간이 언급되지 않는 등 구체적인 수치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어두운 방에서 성냥불로 길을 찾는 격”이라고 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