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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증가율 따로 논다

등록 2019-04-21 12:00수정 2019-04-21 19:43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보다 교역증가율 낙폭 훨씬 커져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비교역 지식산업 성장 등 영향
한국, 중국 의존 낮추고 혁신성장으로 부가가치 높여야
그래픽 노수민 기자
그래픽 노수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업체제 약화로 세계경제 성장률에 견줘 교역 신장률의 둔화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간재 중심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스마트 공장 조성 등 혁신적 생산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보고서를 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전(2002~2007년) 평균 4.8%에서 위기 이후(2012~2018년) 3.5%로 완만하게 둔화한 반면 세계교역 신장률은 같은 기간 7.7%에서 3.5%로 하락폭이 깊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성장에 대한 교역의 증가 비율인 ‘교역 탄성치’는 1.6배에서 1.0배로 크게 낮아졌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를 쓴 한은 조사국 박병걸 과장과 노민재 조사역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성장과 교역 사이 연계성이 약화된 데에는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 지식집약화 진전, 서비스산업 성장 등 구조적 요인들이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의 영향이 가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신흥국의 임금 상승, 기술 향상, 소비 확대 등으로 선진국과 신흥국간 수직분업 유인이 약화됨에 따라 교역신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줄어들었다. 미국과 견준 신흥국의 상대임금 수준은 2000~2016년 사이 중국은 5배, 인도와 동유럽은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선진국이 신흥국에 해외 생산을 맡길 유인이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신흥국이 기술 발전을 통해 중간재 등의 자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도 교역 수요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세계 최대 중간재 수입국인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중간재 수입 증가율이 하락했다. 신흥국 내수 시장이 소비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점도 교역신장률을 축소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신흥국 소비규모가 전 세계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6%에서 2017년 38%로 큰 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예전 신흥국의 수출용 생산이 내수용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중국은 2007년 총생산의 17%를 수출했으나 2017년에는 그 비중이 9%로 급락했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집약화의 진전으로 비교역 분야인 정보, 기술 등 무형자산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성장을 이끌게 되면서 교역 유발효과가 축소됐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는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 산업의 등장은 임금과 생산성 격차에 입각한 기존 수직분업 체제와는 확연하게 다른 구조인 탓이다.

제조업에 비해 교역 비중이 낮은 서비스산업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조업의 생산량 대비 교역 비중은 30% 안팎인 반면 여행, 운송,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업의 교역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면서 통상마찰을 일으키며 세계교역을 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부과로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의 수출입이 동반 둔화하면서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은 2018년 3분기 4.0%에서 4분기 1.2%로 급락했다. 보호무역 확대가 성장 속도를 밑도는 교역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의 약화 추세는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의 영향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식집약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교역의 진전에 의해 연계성의 약화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이러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에 대응해 대외부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스마트 공장’ 조성 등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성이 높은 신제품을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식집약화의 진전에 맞춰 가치창출의 핵심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연구개발 등 ‘업스트림’과 마케팅, 유통 등 ‘다운스트림’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는 게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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