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보잉 주가가 이번주 크게 하락했다. AP 연합
잇따라 추락사고를 낸 737 맥스(MAX)8 제작사 보잉이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이 주가가 떨어진 기업으로 꼽혔다.
에스케이(SK)증권은 15일 미국 에스앤피(S&P)500 종목 가운데 보잉의 수익률 하락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보잉은 737 맥스8 비행기가 지난 10일 추락한 뒤 12일부터 이틀동안 12% 가까이 주가가 폭락했다. 13일 소폭 반등했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운항이 중단된다는 소식에 14일에도 주가가 1.02% 하락했다. 김효진 에스케이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737 맥스) 351대의 운항기종 가운데 2대의 사고로 사고확률은 0.056% 수준이지만, 항공기는 특히 안전에 민감한만큼 주가가 하락하며 하위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보잉의 분위기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좋았다. 경쟁사인 에어버스가 수요 감소로 인해 장거리 대형 기종인 에이(A)380 생산을 중단하는 등 보잉의 단거리 중형기 생산 전략이 들어맞는듯 했다. 단거리 중형기 시장에서도 에이320의 수주잔고 증가속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반면, 보잉 737의 수주잔고는 증가세를 지속했다. 보잉은 지난 1월에만 737 기종을 25대 수주했다. 보잉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성장했고, 처음으로 매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보잉 주가는 2017년 이후 3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지난 10일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잉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유럽·아시아·중국 뿐만 아니라 보잉의 본사가 있는 미국까지 13일 운항중단을 결정하면서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다만 미국에서는 보잉의 주가가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벌써 나오고 있다. 김효진 연구원은 “보잉은 항공기 제작에서 점유율 1위 기업이며, 중국이 결국 미국에서 항공기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보호무역 협상의 온도를 보잉 주가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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