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6%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경제가 금융시스템에서 심각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수출이 급감하면 중국 금융기관에서 연쇄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최근 중국경제의 리스크와 기회요인’ 보고서에서 “중국경제는 위안화 환율이 불안정한 가운데, 경기불황으로 기업과 은행의 디폴트가 확산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에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액결제시스템·중앙예탁기관·선물거래소 등 8대 중국금융기관의 하루 결제규모는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 대비 30%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들 8대 금융기관은 주로 제조기업으로 구성된 거래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회원사가 서로 겹치는 정도가 상당히 높다. 회원사가 부도를 맞으면 금융기관들에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비금융기업 부채가 국내총생산 대비 155.1%(2018년 2분기·국제결제은행)에 이르는 등 기업부문 부채가 뇌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금융기관들의 회원사 상호중복 문제가 중국 금융시스템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금융기관들의 회원사인 제조기업의 경우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과 산업경기 부진 등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크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전년대비 9.9%)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11월(5.4%)과 12월(-4.4%)부터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주요 지역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미국(-3.5%)·일본(-1.0%)·유럽연합(-0.3%)에서 모두 감소했다. 베트남시장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1월 47.6%, 6월 19.3%, 12월 8.0%로 줄어드는 등 아세안지역 수출도 전반적인 둔화 추세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미국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부과 등으로 중국의 수출 둔화는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특히 미국이 ‘중국제조 2025’을 견제해온 만큼 반도체·로봇 등 첨단분야 수출이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12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는 49.4%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고, 6~9개월 후 경기상황 예측지표인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2018년 11월 98.8포인트(OECD·기준치 100)까지 하락하며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제조기업이 급격한 수출 감소로 부도 위기에 빠져들면 중국 금융시스템에 빠르고 연쇄적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것이라는 얘기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