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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워치

역설? 내년 미국경제 ‘침체 진입’ 척도는 50년래 초호황세 ‘고용과열’

등록 2018-11-22 16:17수정 2018-11-22 22:16

JP모건, 내년 미국 성장율 1.9% 예측
올들어 ‘50년래 가장 낮은’ 실업률 지속
역사 경험은, 완전고용 ‘고용과열’ 이후
미국경제 항상 ‘경기침체’에 돌입

10월말 이후 미국 증시 조정 깊어지며
12월 연준 금리인상 ‘신중론’ 부쩍 늘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한겨레 자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한겨레 자료
미국경제 성장세가 내년에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사이에 나오는 가운데, ‘50년래 최고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고용시장 과열 지표(낮은 실업률)가 역설적으로 경기침체 예측의 핵심 근거로 떠오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각) 글로벌 투자은행 제이피(JP)모건은 내년 미국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예측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3.1%(연준)보다 대폭 낮다. 경기 하강세 본격화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이피 모건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4분기에 3.1%(직전분기 대비·연율 기준)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는 감세 등 재정정책 효과의 약화, 금리 상승,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재정정책 효과가 약화하면서 내년에 미국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대목은 대다수 투자은행들의 컨센서스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 진입 등 향후 경기‘침체’가 도래할 가능성을 둘러싸고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수년 안에 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는 반면, 제이피모건은 경기침체 도래를 매우 높게 예측한다. 제이피모건의 미국 경기침체 예측모델은 실업률·임금증가율 등 6개 중기 지표를 기초로 경기침체 확률을 1년내 52%, 2년내 84%, 3년내 100%로 본 반면, 골드만삭스 경기침체 모델은 경기침체 확률을 1년내 10% 미만, 3년내 43%로 평가했다. 경기 사이클에서 침체(recession)는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직전분기 대비 2분기 이상 연속해서 마이너스를 지속할 때’ 혹은 ‘생산·고용·실질소득 등 지표에서 몇 개월 이상 지속적이고 현저하게 경제활동이 저하되는 상태’를 뜻하는데, 흔히 후자의 의미로 쓰인다.

두 기관 사이에 이처럼 큰 예측 차이를 낳는 요인은 실업률 등 고용시장 지표다. 근래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중인 미국 실업률은 최근 3.7~3.8%로, 완전고용 수준(4%)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조를 지속중인 미국 고용시장 과열이 내년에도 이어져 실업률이 2020년 초에 3%까지 추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임금상승률은 3.25~3.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미국경제의 과거 경험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경제는 완전고용 수준 아래의 낮은 실업률 상황에서 그 이후에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한 채 항상 경기침체 국면으로 돌입했다. 완전고용 상태는 그 후의 경기침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경기침체 확률을 비교적 낮게 보는 골드만삭스는 역사적 사례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과거에 침체를 불러일으켰던 리스크가 지금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과거엔 고용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자극해 재정·통화정책기조가 긴축으로 급격히 돌변하면서 침체가 도래했는데, 지금 미국경제는 근원인플레이션과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2% 수준에 불과하고 가계와 시장에서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과거 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 속에, 10월 말부터 미국 증권시장이 깊은 조정에 빠져들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올해 4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연준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는 신중론이 점차 부상하고 있다. 지난 1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미국경제 여건을 “가구로 둘러싸인 어두운 방에 들어갔을 때 천천히, 주의 깊게 걸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비유하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내비쳤다. 이틀 뒤인 16일에는 “경제지표 흐름을 각별히 살펴야 하고, 세계경제 둔화가 미국경제 전망에 미치는 시사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는 발언이 이어졌다. 연준은 지난 9~10월 지도부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물가불안을 자극하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이론적) 중립금리는 통화정책 검토 때 참고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발언했고 시장은 이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는데, 이달 들어선 다시 신중론이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22일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시장이 흔들린다고 해서 연준이 기존 금리인상 전망을 당장 변경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고, 케이비(KB)증권은 “2016년부터 회복세가 완연한 미국 경기의 확장국면을 연준이 더 연장할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제한하는 쪽(인상 유보)으로 선택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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