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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워치

식어가는 지구촌 경기…미 ‘홀로 확장’ 어디까지 갈까

등록 2018-06-10 19:05수정 2018-06-10 20:09

글로벌경제씨에게 물어봐
미 경기확장 108개월째
종전 기록은 1년 많은 120개월
OECD “2년은 더 갈 것”
“필립스곡선조차 실종 상태”
미 실업률 3.8%
자연실업률 4.5%보다 낮은데
물가는 2.1% 저공비행
1990년대 확장기와 비교하면
성장률 3.5%→1.7%
주가 2.4배→2.85배
세계경제는 후퇴국면
독 1분기 0.3%↑, 일 -0.6%
아르헨티나, 구제금융 요청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미국의 5월 실업률이 3.8%로,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미국경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은행은 5일(현지시각)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2.7%로 올려잡았다.

미국의 경기 국면을 판정하는 국가경제연구국(NBER)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미국의 경기후퇴가 2009년 6월에 바닥을 찍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정점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없다. 6월에도 경기확장이 이어지고 있다면, 이번 확장기는 10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과거 가장 길게 확장세가 이어진 것은 1991년 4월부터 시작된 순환기의 120개월이었다. 이번에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필립스곡선이 사라졌다.”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런 말을 한 지 벌써 꽤 되었다. 실업률이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이 올라간다는 게 필립스곡선 이론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미국도 금융위기 때 10% 가까이 치솟은 실업률이 3%대로 떨어졌지만, 4월의 전년동월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2.1%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은 매우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자산가격이 오른다. 1990년대 10년간의 호황기에 미국경제는 연평균 3.5% 성장했고, 주가는 240% 가량 뛰었다. 그 끝에 정보통신(IT) 버블이 있었다. 이번 확장기는 성장률이 1.7%로 떨어졌다. 그런데, 다우지수는 6547(2009년 3월13일)에서 2만5241(7일 종가)로 뛰었다. 상승률이 285%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면서 시작된 여섯 번째 금리인상이었다. 6월1일 발표된 미국 고용통계는 올해 연준이 3번이 아니라, 4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줬다. 3.8%의 실업률은 장기적으로 과도한 인플레이션이나 자산버블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지속가능한 실업률(NAIRU/자연실업률)을 밑돈다. 미국 연준은 자연실업률을 4.5% 가량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 피터 후버는 부르킹스연구소 패널토론에서 “연준이 실업률을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다시 끌어올리려고 하면, 그 뒤 경기후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런 시기가 한참 뒤에 올 수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월3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경제가 2.9% 성장하고, 내년에도 2.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앙헬 구리에 오이시디 사무총장은 “미국경제의 회복과 확장은 매우 두드러진다. 앞으로 2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무역갈등 같은 위험 요소가 있다고는 했다. 세계은행의 전망은 약간 나쁘다.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7%에서 내년에는 2.5%로 성장 속도가 둔화한 뒤, 2020년에는 2.0%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이다. “우리의 경제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고, 경기후퇴 시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지난 5월3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폴 보드리 교수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팀 윌렘스는 1990~2006년 사이 국제통화기금의 세계 각국 경제 전망치를 분석한 아이엠에프 워킹페이퍼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그 기간 189개국을 대상으로 내놓은 이듬해 성장률 전망치를 따져봤더니, 실적치보다 평균 0.58%포인트 높았다. 은행이나 민간연구소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놓은 예상치도 역시 낙관적이었다. 두 사람은 아이엠에프가 1년 전에 경기후퇴를 정확히 예측한 것은 24%에 불과했으며, 낙관적인 전망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부채를 늘려 지출을 늘렸다가 부채증가로 경제시스템을 약화시키고 경제성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이피모건체이스와 아이에이치마킷이 집계해 발표하는 5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1로 9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많은 제조업에 폭넓게 쓰이는 구리 가격도 올해 들어 하락세다.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도 3월 53.2, 4월 53.8에 그쳐 2월(54.8) 사상 최고치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세계 상품 수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발틱운임지수(BDI/화물운임료 대표지수)는 2016년초부터 2017년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그 뒤 하락하여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이시디가 5월15일 발표한 세계경제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4월 106.61에서 2월 100.19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수는 2~3분기 뒤의 경기 흐름을 예고한다.

유로존은 지난해부터 경기가 후퇴 국면에 들어갔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3%로 전 분기의 절반에 그쳤다. 일본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연율로는 -0.6%)을 했다. 일본 정부는 한파와 기상악화로 인한 소비활동 위축 등으로 일시적인 마이너스 성장일 뿐이라고 강조하지만, 세계은행은 지난해 1.7% 성장한 일본경제가 올해는 1%, 내년에는 0.8% 성장하고, 2020년에는 성장률이 0.5%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에서 출산율이 다시 떨어지는 것은 사람들이 앞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보면, 지난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캐나다를 제외한 6개국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줄었다. 미국은 30년만에 최저치였고, 주요 7개국 전체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800만명을 밑돌았다. 신문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고용은 회복됐으나, 임금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그것이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의 강세는 일부 신흥국을 흔들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터키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올렸다. 신흥국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더는 금리 인하정책을 쓰기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키고 있는 무역전쟁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안길 변수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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