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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황소들의 질주’ ‘일시적 흥분상태’ 경고음

등록 2018-01-10 18:03수정 2018-01-10 20:13

새해 최고치 행진에 낙관 팽배
선진국 2.6%·신흥국 4.2% 급등
금융시장 ‘거품’여부 관심 집중
“미 주가, 사상 2번째 고평가” 분석
투자은행 ‘비중축소’ 권고 잇따라
국내서도 ‘추세전환 대비’ 전망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이날 기업 실적과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주요 3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 마감했다. 뉴욕/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이날 기업 실적과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주요 3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 마감했다. 뉴욕/연합뉴스

새해 들어 세계 주식시장이 온통 ‘황소’로 들어찼다. 특히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시장은 낙관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과열이 역사적으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각) 기준 선진국 증시는 올해 들어 2.6% 올랐다. 신흥국 증시는 6거래일 만에 4.2%나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 한해 세계주가 상승률을 5~12%로 전망한 것에 비추면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런 황소의 위용에 눌려 월가에서는 회의론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투자자들의 도취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거꾸로 조만간 강세장이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9일 전했다. 강세장은 대개 ‘불안의 담장’을 타고 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도 대다수 석학들은 현재 103개월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로런스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경제를 ‘과도한 당 섭취에 따른 일시적 흥분’ 상태에 빗댔다.

현재 관심사는 금융시장이 거품인지 아닌지, 거품이라면 언제 터질 것인지에 모아진다. 지금 시장은 과거와 달리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에서 가상통화(암호화폐)까지 거의 대부분의 위험자산 가격들이 무차별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기업들의 양호한 이익 증가세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올해 이익증가율 추정치는 12% 안팎으로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과열 논란의 한복판에 놓인 미국 증시다.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신흥국 증시에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주가 고평가 등을 이유로 7곳 중 5곳이 ‘중립’ 의견을 표시했다. 크레디스위스(CS)는 미국 증시의 비중을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증시 지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주가는 역사상 두번째 수준으로 고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에스앤피(S&P)500 지수의 ‘실러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말 32.3배를 기록해 세계 대공황 발생 직전인 1929년 9월(32.6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닷컴 거품이 절정에 이르렀던 1999~2000년 시기(최고점 44.2배)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이 수치로만 보면 미국 증시의 붕괴는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지표가 1929년 대붕괴 이전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며, 오직 닷컴 거품 시기만이 지금보다 높았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 지표가 적절치 않다며 반론을 제기한다. 기업가치 평가에 더 적합한 영업이익을 사용하면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의 향방은 곧바로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가지수의 상승 추세가 꺾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반면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지표는 적극적인 배당 등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거품 징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세계 최대 채권회사인 핌코는 지난 8일 낸 보고서에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긴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그 말미에 (유동성이 빠지면) 누가 벌거숭이인 채로 수영하고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썼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실러 주가수익비율(PER)이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증시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돼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의 주가수익비율은 1년간 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탓에 경기순환에 따른 이익의 변동으로 평가가 왜곡되기 쉽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순이익을 현재의 주가와 비교한 것으로 ‘순환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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