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 재닛 옐런 현 의장을 재지명하거나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옐런 의장 임기가 내년 2월3일 끝남에 따라 누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끌 차기 의장 후보가 될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고 자신은 “그녀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옐런에게 4년 임기의 연준 의장을 다시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그녀는 (그간의 연준 이력 등을 볼 때 나와 비슷한) 저금리주의자다”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옐런 의장을 교체해 콘 위원장을 앉히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개리와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로 (백악관에서) 함께 일하면서 큰 존경심을 갖게 됐다. 그는 확실히 후보에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의장 후보군에 이들 두사람 말고도 2~3명이 더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이어 의장 후보자를 올해 연말까지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결정을 하기는 이르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때 옐런 의장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옐런을 재지명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옐런 의장이 정치적으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트럼프 스스로 저금리를 선호한다는 발언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트럼프의 이런 태도는 취임 뒤 달라져 현재 옐런 의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게 금융시장 등의 분석이다.
옐런은 의장을 다시 맡고 싶은지에 대해 아직 명확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남은) 의장 임기를 다 채우고 싶다”거나 트럼프가 연임하라고 요청하면 그와 상의하겠다는 정도의 말만하고 있다.
콘 위원장은 연준 의장 후보를 고르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본인이 후보가 되고 싶은 뜻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가 그의 이름을 거론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하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예전 동료들은 콘이 의장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그가 이 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연준의 힘과 독립성 등을 인식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전 랜드 퀄스를 연준의 감독담당 부의장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 관리를 지낸 퀄스가 의회 청문회에서 인준을 받으면 7개의 연준 이사 자리 가운데 2개가 비게 된다.
이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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