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 조세개혁 필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 조세개혁 필요”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 보수가 일반 노동자의 271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 두뇌집단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근 미국 35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지난해 보수(연봉, 보너스, 스탁옵션 실현분 포함)가 평균 156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해 전보다 70만달러 줄어든 것이지만 정규직 노동자 평균 보수와 비교하면 271배나 된다. 2014년(299배)과 2015년(286배)에 이어 최고경영자-노동자 보수 배율이 다시 내림세를 보였음에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일부 교수들은 미국인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최고경영자와 미숙련 노동자의 보수 배율이 30배로 조사됐다는 결과를 2014년에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포스트>) 1965년 20배이던 최고경영자-노동자 보수 배율은 1989년 59배로 오른 뒤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해 2000년에는 376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최고경영자 보수는 상위 0.1% 임금소득자의 평균 수입보다 상당히 많아 2015년 현재 5.33배였다.
경제정책연구소는 최고경영자 보수 배율이 특히 일반 노동자들에 견줘 “여전히 매우 높다”며 이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반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고경영자 보수가 1978~2016년 937% 오르는 동안 일반 노동자의 보수 증가율은 11.2%에 그쳤다.
경제정책연구소는 지난 몇년간 진행된 최고경영자-노동자 보수 배율 하락 현상이 뚜렷한 추세로 굳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조세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최고경영자 성과급에 대한 세액공제 폐지, 보수 배율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높은 법인세율 부과 등이 그것이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