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약한 한해 3% 이상의 경제성장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미국의 비영리 민간 조사·연구 기구인 ‘컨퍼런스 보드’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컨퍼런스 보드는 올해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0%로 지난해(0.5%)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이는 1999년부터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까지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2.9%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은 대략 한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의 양을 일컫는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 효율성이 높고 생활 수준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감세와 규제 완화, 새로운 무역협정 추진 등을 통해 미국 성장률을 3~4%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보다 수치를 조금 낮춰 2년 안에 3%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장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노동력 증가율을 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공약은 빈 약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데다 노동력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트 반 아크 컨퍼런스 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므누신 장관이 언급한 3% 성장을 달성하려면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앞으로 10년간 2.6%씩 높아져야 하는데 이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컨퍼런스 보드는 노동생산성이 지금보다 나아지지만 증가율이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1981~2007년 평균 3.1% 성장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약화됐다. 지난해 1.6%를 기록한 뒤 올해는 2% 안팎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컨퍼런스 보드는 유럽과 일본 등도 올해 노동생산성이 개선될 것이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아진 1.0%(금융위기 전 1.9%), 일본은 0.6%포인트 높아진 1.1%(2.2%), 주요 신흥국들은 0.7%포인트 높아진 3.3%(4.9%)다.
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년간 노동생산성이 약화한 것은 금융위기로 기업 투자가 (나쁜) 영향을 받고 새로운 기술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완만했기 때문”이라면서 생산성 증대를 통해 성장률을 높이려면 기업들이 투자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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