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77개국 20년치 자료 분석 결과
지대 추구 낳고 사회적 합의 가능성 떨어뜨려
국제통화기금(IMF)이 소득 지니계수가 0.270을 넘으면 불평등이 경제성장에 해로운 구실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은 11일 자체 블로그에 올린 ‘불평등과 경제발전 관계의 새로운 전개’라는 글에서 이런 내용을 소개했다. 국제통화기금은 77개국의 20여년에 걸친 처분가능소득 자료를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소득불평등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그 분기점이 지니계수를 기준으로 할 때 0.270(백분율로는 2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니계수가 0.270을 밑도는 상태에서는 불평등이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지만 0.270을 웃도는 상태에서는 해롭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0.295여서 불평등이 성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지니계수는 0~1의 값을 가지며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국제통화기금은 또한 불평등 현상이 짙어지면 경제성장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특히 소득집중도가 높을 경우 불평등 확대는 상위계층의 지대 추구 행위를 낳고 사회적 합의 가능성을 떨어뜨림으로써 성장 친화적인 개혁을 실행할 힘을 손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평등이 심하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지난 몇년간 적지 않게 나왔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불평등 문제가 부각되면서 국제통화기금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계 연구자들이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를 새롭게 들여다본 결과다. 하지만 불평등 수준이 어느 정도일 때 성장을 저해하는지를 다룬 연구 결과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국제통화기금의 이번 분석은 주목된다.
국제통화기금은 불평등이 성장에 주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증대와 가계·기업의 금융서비스 접근 확대(포용적 금융)를 제시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