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경제의 급성장을 이끈 생산성이 구조적·장기적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6일 ‘중국의 정치·경제 리스크와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생산성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 분석을 보면, 2015년부터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까지 중국의 총요소생산성은 1.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총요소생산성은 평균 0.67% 증가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기술 등 생산에 투입되는 모든 요소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로, 사회의 경제적 효율성과 장기 성장률을 가늠하는 지표다.
한경연은 “한 나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점차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평균 추세선의 아래 영역에 속하며 비슷한 소득 수준의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성장을 견인했던 총요소생산성의 절대 수준은 아직 선진국 그룹보다 높지만, 금융위기 시기인 2011년 이후 증가세가 꺾인 뒤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새로운 경제 전략으로 내건 ‘쌍순환 전략’(내수와 수출의 동반성장)이 생산성 반등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한경연 분석을 보면, 1980년 이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입액 비중이 1%포인트 감소하면 총요소생산성은 약 0.3%포인트 감소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결정하는 데 수입 비중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수입은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기술 우위국으로부터 수입은 지식파급 효과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자립화 전략이 기술 수입의 걸림돌이 되면서 외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이태규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내수 경제를 기반으로 러시아·중동 등 우호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미국·유럽 중심의 공급망과는 질적 차이가 매우 커 생산성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한국으로선 장기적·구조적 리스크에 처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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