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경기 전반이 쪼그라드는 속에서도 성장세를 누리는 영역 중 하나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꼽히는 건 그리 놀랍게 들리지 않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가구의 1인화, 인구의 고령화는 반려동물 양육 시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바탕이다.
글로벌 펫케어 시장은 2021년 기준 1536억달러(추정)로 전년보다 8.1% 늘었고, 2026년엔 2177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9일 내놓은 ‘펫케어 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인용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통계치다. 여기서 펫케어 산업은 미용, 동물병원 등 전통적인 서비스는 제외하고 펫푸드, 펫 관련 제품 및 플랫폼·앱 등 기술을 활용한 최신 서비스만 포함하고 있다.
펫케어 산업 성장은 관련 제품의 교역량 증가세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펫푸드(HS 230910) 교역량은 2016년 220억8천만달러에서 2020년 343억1천만달러로 해마다 평균 11.6%씩 늘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타이(16억5800만달러)가 독일(22억1300만달러), 미국(17억2500만달러)에 이어 수출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수출 상위 10위권 국가 중 8개국은 북미·유럽 지역 나라인 상황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중국(9억8400만달러)이 7위였다. 수입 상위 10위권 중에서도 일본(9위), 중국(10위)을 빼고는 모두 북미·유럽 나라였다.
무역연구원은 타이의 수출 강세에 대해 “네슬레, 마스 등 글로벌 사료 기업이 (태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호주 등으로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료(HS-230910)의 협정세율은 0%이다. 박가현 수석연구원은 “타이는 (인근 나라들에 견줘) 수산물이 풍부한 나라여서 (사료) 원재료 접근에서 유리한 입지이고, 네슬레 같은 큰 기업들이 일찍 진출해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국내 펫케어 시장은 2020년 17억9200만달러로 2016년 이후 5년간 연평균 8.4%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연구원은 “펫휴머니제이션(반려동물의 인간화), 펫테크, 혁신 동물의료가 펫케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펫휴머니제이션 흐름으로 두드러진 것은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다양한 휴먼그레이드 푸드 제품이 꼽혔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반려동물 관련 데이터 실시간 축적,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질병 예측·진단, 원격 진료·상담은 펫휴머니제이션과 펫테크가 효과적으로 융합된 사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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