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있는 CBM사 전경. SK㈜ 제공
에스케이(SK)그룹 계열 투자전문회사 에스케이㈜는 에스케이팜테코를 통해 미국 시비엠(CBM)사에 3억5천만달러(약420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9일 밝혔다. 시비엠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에스케이팜테코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을 위한 글로벌 통합 법인으로 2019년 설립됐다.
에스케이㈜는 앞서 지난해 3월 프랑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 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한 바 있다. 위탁개발·생산은 위탁생산(CMO)에서 한발 더 나아가 후보물질(또는 세포주) 개발, 생산공정, 임상, 상용화 같은 일련의 신약개발 과정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및 세포 주입을 통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이다. 유전 결함으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을 1~2회 유전자 주입으로 완치 수준에 이르게 하는 효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이 분야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25%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비엠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디엔에이(DNA) 디자인·생산부터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분석 시험 및 최종 완제품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핵심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에스케이 쪽은 밝혔다. 플라스미드는 유전자 치료제의 원료 물질로 이용되며 코로나 백신을 위한 메신저리보핵산(mRNA)의 주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케이㈜에 따르면 시비엠은 2025년까지 70만 평방피트(약 2만 평) 규모의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관련 전문 인력을 앞으로 4년간 2천명 남짓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미국 내 유일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특화 바이오클러스터인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셀리콘밸리는 필라델피아에서 유전자치료, 줄기세포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성한 특화 지역이다. 100개 남짓 대학과 병원, 1700개 넘는 제약사, 7만명 남짓의 전문 인력이 집결해 있다고 에스케이㈜는 전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