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게임업계 강자로 떠오른 크래프톤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코스피 시장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주요 장외주식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약 23조원으로 평가돼 게임업종 1위인 엔씨소프트의 시총(18조4633억원)을 앞지른다. 에스케이(SK)증권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크래프톤의 예상 기업가치를 20조∼30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지난 4월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이달 하순께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 시세 기준 약 39조원으로 금융주 시총 1위인 케이비(KB)금융지주(23조7011억원)를 넘어섰다. 에스케이증권이 예상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카카오뱅크 10조∼20조원, 카카오페이 10조원 수준이다.
엘지(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해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102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공모주 수익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다. 기업공개 시장 과열로 공모가가 높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한 37개 종목(스팩 제외)의 11일 종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평균 14.6% 하락했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도 하락세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3개월 후 종가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 종목 20.8%, 코스닥 종목 39.1%로, 지난해 상장 종목들의 3개월 평균 수익률(코스피 64.3%, 코스닥 64.2%)보다 크게 떨어졌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상장주관사 따내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상단은 기본이고 상단을 초과하는 수준에서도 결정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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