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5월3일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반면에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를 도입했으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1.6%에 그쳤다.

2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공매도 재개 후 한달간 주식시장 동향 점검’ 자료를 보면, 지난 5월3일부터 6월2일까지 외국인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827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대금의 84.7%를 차지했다.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62.8%, 2020년 1월~3월13일 55.1%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공매도 증가는 롱숏전략에 따른 매수·매도 확대 등에 기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에 지난 한달간 기관투자자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942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대금의 13.7%를 차지했다. 이런 비중은 2019년 36.1%, 2020년 1월~3월13일 43.7%에 견줘 20%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특히 기관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3월13일의 하루평균 2860억원보다 69%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 등 시장조성자 제도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당국은 지난 3월15일부터 공매도 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주식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해서는 업틱룰(공매도 시 매도호가를 직전 체결가 초과로 제시하도록 제한한 규정) 면제를 폐지한 바 있다.

지난 한달간 개인투자자들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13억원으로 지난해 1월~3월13일보다 약 45% 증가했다. 그러나 개인의 비중은 1.6%로, 2019년 1.1%, 2020년 1월~3월13일 1.2%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투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국은 “현재 17개사가 제공 중인 개인대주서비스를 연내 신용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 모두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대주물량 추가 확보와 대주재원 활용 효율화 등을 추진하면서 개인대주 차입기간(60일)을 보다 늘리는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재개된 공매도는 경기회복세 등 양호한 거시·주식시장 환경 하에서 원활하게 안착했다”며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전에 비해 다소 증가했으나 공매도와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