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20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593곳(금융업 등 제외)의 1분기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44조398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73% 증가했다. 순이익(49조1074억원)도 361.04% 급증했다. 매출(538조3천459억원)은 9.08%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8.25%, 9.12%로 전년보다 4.37%포인트, 6.96%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175.44%)과 순이익(627.76%) 증가율이 되레 높아진다. 실적 개선이 소수 기업이나 업종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 1분기 실적을 업종별로 보면,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전기전자 업종은 물론 부진했던 서비스 업종의 실적까지 고르게 호전됐다.
물론 이같은 깜짝 실적에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덮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에는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2%, 47.8%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3배, 순이익이 4.6배로 급증한 것은 기저효과를 넘어서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 강도가 생각보다 강했고 수출도 잘 돼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고 진단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42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25%, 95.01%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증권(461.43%), 보험(139.41%), 금융지주(54.37%), 은행(18.18%) 차례로 높았다.
코스닥 상장사의 1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1011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25%, 순이익은 238.84% 급증했다. 매출액은 12.34% 늘었다.
세계경기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2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나승두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점에서 올해 2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3분기와 4분기에는 서비스업 쪽에서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