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일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10일 코스피는 미국발 훈풍에 1.63%(52.1) 상승한 3249.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0일 기록한 최고치 3220.7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장중에는 3255.9까지 치솟아 지난 1월11일 기록한 최고치(3266.23)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기관이 1조원 가까운 순매수(9680억원)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해 오름폭이 커졌다.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을 전후해 순매도를 지속해오던 외국인도 9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로 증권주가 4% 넘게 급등했다. 반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보험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도 1.48%(14.5) 오른 992.8로 마감해 다시 1000선 회복을 넘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서울외환시장에서 7.5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1113.8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으로 나오자 달러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며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대나 전망’이 아닌 ‘실제 결과’를 보고 통화완화정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자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2일 발표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에 쏠려있다. 공급 병목 현상으로 도처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현실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2.6%(전년 동월 대비)에서 4월에는 3.6%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근원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연 2.0%)를 뛰어넘는 2.3%로 예상돼 인플레이션 논쟁이 다시 가열될 수 있다.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