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의 상장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거래소는 2일 현재 사회책임투자 채권 전용 부문에 등록된 채권의 상장 잔액이 100조3천억원에 이르렀다고 6일 밝혔다. 상장 첫해인 2018년말(1조3천억원)의 77배에 이른다.
사회책임투자 채권 전용 부문은 해당 채권에 대한 공신력과 투명성을 확보한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2000년 6월15일 개설됐다. 사회책임투자 채권은 조달 자금으로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업에 쓰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및 지속가능채권을 일컫는 것으로, 이에스지(ESG, 환경보호·사회책임·지배구조) 채권이나 사회공헌채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회책임투자 채권의 상장 잔액은 2019년말 26조8천억원, 2020년말 82조1천억원으로 급증했다. 2018년 5월 첫 상장 뒤 50조원 돌파(2020년 5월 7일)까지는 24개월 걸린 데 견줘 50조원에서 100조원을 넘어서는 데 걸린 시일은 11개월로 훨씬 짧았다. 사회책임투자채권 상장 기관 및 종목은 각각 62개사, 678개에 이른다. 거래소는 사회책임투자 채권의 급성장 배경으로 “국내외에서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을 꼽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2015년 12월)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진행되면서 녹색금융이 진전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제약회사 등의 사회 재건을 위한 노력과 유엔(UN)이 결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자본의 흐름이 지속가능한 투자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발표, 탄소중립 선언 등으로 녹색투자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과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의 중요성이 커졌다. 거래소는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사회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사회책임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녹색금융 분야의 저명한 국제기구인 기후채권기구(CBI)는 국내 SRI채권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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