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이(국채 10년과 2년 수익률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을 예고하지만, 그 속도가 지나칠 경우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지난해 2월 0.17%포인트(월평균 기준)였던 장단기 금리차이가 올해 3월에는 1.46%포인트로 크게 확대되었다. 시장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률을 미리 반영한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오른다는 것은 현재의 경기보다 앞으로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5%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4.2%보다 훨씬 높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7~8%로 내다보고 있다.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장단기 금리차이가 경제성장률에 7분기 정도 선행했다. 이를 고려하면 2022년까지도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데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6.5% 성장한다면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이른바 실제와 잠재 지디피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디피갭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로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지디피갭률이 마이너스 9.9%였던 것을 고려하면 급격한 경기 회복이다. 플러스
지디피갭률은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기대되면 장기 금리가 더 오를 것이다. 여기다가 투자자들의‘리플레이션 트레이드’까지 가세하면 장기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할 수도 있다.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금융거래를 총칭하는데, 이 국면에서는 투자자는 단기 채권보다는 가격 변동성이 큰 장기 채권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게 된다. 그래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장단기 금리차이는 더욱 커진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우선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게 된다. 연준은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등 적극적 통화정책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도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금리 상승의 실물경제 충격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다. 다음으로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지디피의 3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고평가되어 있기 때문이다.(참고로 1952~2020년 장기 평균은 106%, 2000~20년 평균은 179%였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를 초래할 전망이다. 지난해 7% 하락했던 미 달러지수가 올해 들어 3월까지 4% 상승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내외 부채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올 한해만 보면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 이는 취약한 신흥국으로부터 자금 유출을 초래할 것이다.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그 충격은 더 클 전망이다.
김영익 ㅣ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