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3.96(1.12 %) 오른 3070.00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3.96(0.42 %) 오른 958.0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차전지 검사 장비 기업인 엔시스가 올해 1분기 중에는 마지막(스팩 상장 제외)으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마무리 짓고 다음 달 1일 코스닥시장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16~17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확정된 공모가는 1만9천원으로,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제시한 희망가 범위(1만3천~1만6500원) 상단을 웃돌았다.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는 올해 초 공모주 열풍의 중심이었던 백신 전문 기업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6만5천원)는 희망가 상단이었다. 주관사의 기업가치 평가에 바탕을 둔 희망가의 상단에 이르거나 넘는 공모가 확정 사례는 올해 들어 흔해졌다.
30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가 희망가 ‘상단 초과’이면 2점, ‘상단’ 1점, ‘상단 미만~하단 초과’ 0점, ‘하단’ -1점, ‘하단 미만’이면 -2점을 부여해 산출한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수요예측을 실시한 6곳(바이오다인,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라이프시맨틱스, 자이언트스텝, 제노코, 엔시스)의 평균 점수는 1.5였다. 전체적으로 희망가 상단을 넘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공모주 열기로 달아올랐던 올해 1월, 2월에도 이 점수가 높아 각각 1.6, 1.8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이보다 높았던 때는 2018년 6월(2.0)과 2020년 1월(2.0) 뿐이다. 그나마 작년 1월의 경우 수요예측 사례가 위세아이텍 한 곳이라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 2016~2020년 평균치는 1월 0.6, 2월 0.5, 3월 0.8로 집계돼 있다.
희망가격 범위 상단을 웃도는 공모가는 공모시장의 ‘과열’ 징표로 여겨진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공모가가 높게 확정될 만큼 가치를 보유한 기업들이라 해도 희망가 상단을 초과하는 것은 주가가 비싸지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뜻이며 그 다음은 수익률이 깨질 차례”라고 밝혔다. 공모가 확정 강도가 올해 초 이상으로 강했던 2018년 5~6월 이후 나타났던 현상이다. 최 연구원은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처럼) 코스피 대형주가 상장 첫날 ‘+160%’(공모가 두 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 기록)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는 현상은 비정상임을 상기해야 한다”며 “올해 (공모액 조 단위의) 대어급 공모 참여 때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스텝(코스닥·영상 시각효과 전문 기업)과 함께 올해 1분기 마지막 상장 사례인 제노코(코스닥·항공우주 통신 전문 기업)는 상장 첫날인 24일 시초가보다 23.23% 높은 8만100원에 마감한 뒤 연속 급락세를 타면서 30일 5만4300원까지 떨어졌다. 제노코의 공모가는 3만6천원으로 수요예측 당시 희망가(2만7천~3만3천원) 상단을 초과했다. 1분기 공모액 최대 규모의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인 18일 상한가 기록 뒤 이튿날부터 줄곧 떨어지다가 30일엔 전날보다 2.43% 오른 12만6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보다는 94.62% 높지만, 상장 첫날 종가(16만9천원)에 견줘 25.15% 낮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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