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들이 증시 활황과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증권사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57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203억원(20.8%) 증가했다.
이는 주로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급증으로 수탁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 수탁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7조924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6288억원(104.8%)이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수탁수수료가 108.8% 증가한 3조4750억원, 코스닥시장 수탁수수료는 106.7% 늘어난 2조2118억원이었다. 국외 증시 직접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서학개미’의 영향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도 234.4% 급증한 5475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입은 거래를 할 때마다 발생하는데, 지난해 총 주식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해 무려 34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150%나 된다. 개인투자자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19년 6조원에서 2020년에는 17조6천억원으로 11조6천억원(193.3%) 증가했다.
2016년 이후 분기별 주식거래대금과 수탁수수료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한편,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보상비용으로 인식한 금액은 5684억원에 이르렀다. 보상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사모펀드 관련 보상비용 총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 주식 투자 확대와 국내외 주가지수 급등에 따른 수탁수수료 급증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면서도 “경기침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자가 이탈할 경우에는 이런 높은 수익이 지속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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