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엔에이치(NH)투자증권의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이뤄진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업무 모습. 엔에이치투자증권 제공
백신 전문 기업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투자자 중 50대와 6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인 60.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대표 주관사인 엔에이치(NH)투자증권이 11일 밝혔다.
공모주 청약 분석 결과를 보면, 금액 기준으로 60대 이상이 32%, 50대는 28.1%로 나타났다. 이어 40대 22.54%, 30대 13.72%, 20대 3.12%, 10대 이하 0.46%였다. 지난해 엔에치투자증권이 주관한 에스케이바이오팜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때와 비교할 때 50, 60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에스케이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결과에선 60대 이상은 17.81%, 50대는 22.17%였다. 40대 26.94%, 30대 25.12%, 20대 7.47%, 10대 이하는 0.49%였다. 빅히트 청약에선 60대 이상 14.22%, 50대 22.66%, 40대 27.92%, 30대 25.09%, 20대 9.38%, 10대 이하 0.72%로 나타났다.
엔에이치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60대 이상 청약자의 증가는 증시의 횡보로 인해 위험이 낮고 고수익이 가능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공모주 배정 제도 변경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올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균등 배정 방식의 효과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계좌를 여러 개로 쪼개서 청약한 사람이 많아 청약 계좌 수가 64만5216개로 역대 가장 많았던 게 단적인 예다. 지난해 에스케이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서는 청약 계좌 수가 11만개, 빅히트는 10만개 정도였다. 1인당 평균 청약 금액은 3400만원으로 에스케이바이오팜(1억2천만원), 빅히트(2억4천만원) 공모주 청약 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열풍으로 증시 주변 자금 판도에 큰 변화가 일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10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전날보다 17조7천억원 줄어든 4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따른 자금 이동으로 풀이된다. 씨엠에이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 계좌로, 은행 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7조7천억원이 줄어든 60조4천억원으로 나타났다. 10일 하루에만 씨엠에이 잔고와 예탁금을 합쳐 25조4천억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씨엠에이 잔고와 예탁금이 수조 원 규모로 줄어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작년 9월 카카오게임즈 청약 때에는 이틀에 걸쳐 씨엠에이 잔고가 16조원 이상 줄었고,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 때에는 하루 동안 18조원 감소한 적도 있다. 예탁금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마지막 날 10조9천억원, 빅히트 때에는 8조8천억원 각각 줄어든 바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