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호재 없이 연초엔 증시가 활기를 띤다는 이른바 ‘1월 효과’는 투자은행가 시드니 워텔이 1942년 언론 기고문에 처음 쓴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세를 위해 12월에 매도했다가 연초에 재매수하거나, 연말 상여금 효과와 기업 이익에 대한 밝은 전망이 주식시장 낙관론으로 이어진다는 게 1월 효과의 이유로 꼽히곤 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어땠을까?
4일 대신증권 분석 자료를 보면, 다른 달보다 1월에 주가가 많이 오르는 현상이 한국 증시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2001~2020년 월별 코스피 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1월 평균 수익률은 1.4%로 다른 달에 견줘 그리 높지 않았다. 4월과 11월이 3.5%로 가장 높았다. 이어 12월 2.2%, 7월 1.6%, 1월 순이었다. 2001년 이후 20회의 1월 중 코스피 지수가 오른 것은 12회로 60.0%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12개월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1월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보다 소형주 수익률이 1.5% 포인트 높았고, 코스피보다 코스닥 쪽 수익률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01~2020년 총 240개월 중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105개월로 43.8%였지만, 1월에는 20회 중 13회나 높은 수익률을 보여 65.0%의 승률을 나타냈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평균 초과 수익률도 1월에 4.2%포인트로 전체 12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소형주와 코스닥 모두 직전 12월에 주가가 하락한 다음 1월에는 각각 대형주와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 확률이 81.8%(11회 중 9회), 77.8%(9회 중 7회)로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초과 수익률은 2.0%포인트, 8.0% 포인트에 이르렀다. 작년 12월에는 코스피 소형주와 코스닥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소형주 강세 확률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대신증권은 밝혔다.
한국 증시에서 1월 효과는 ‘1월에 주가가 상승할 경우 그해 연간 수익률도 플러스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는 식으로 나타났다. 또 1월에 주가가 상승한 해의 연간 수익률이 하락한 해보다 높았다. 1981년 이후 2020년까지 1월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경우 연간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은 80%(총 20회 중 16회)였다. 1월에 지수가 하락했을 때는 그 확률이 52.6%(19회 중 10회)로 떨어졌다.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을 때의 평균 수익률도 1월에 지수가 하락한 경우(22.0%)보다 상승한 경우(33.9%)가 훨씬 높았다.
김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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