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과에 한 시민이 번호표를 뽑고 있다. 한겨레 자료
고용악화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가 국내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올랐다.
14일 한국은행이 국내외 금융전문가 82명을 상대로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 가능성’(70%)과 ‘미 정부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50%)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이어 ‘고용악화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38%), ‘기업실적 부진과 신용위험 증대’(38%), ‘세계 자산가격 상승 및 급격한 조정’(33%), ‘자영업자 업황 부진’(32%) 등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실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요인으로, 코로나 장기화와 더불어 고용악화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를 꼽았다. 지난 6월 조사와 비교하면 고용악화·가계소득 감소, 세계 자산가격 상승·조정이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상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10월 취업자 수는 42만1천명 줄어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분기(7∼9월) 근로소득은 347만7천원으로 1.1% 감소해 같은 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자영업 한파에 사업소득(99만1천원)도 1.0% 줄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유의해야 할 금융위험 요인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부문의 실적 부진과 신용위험’(52%)을 들었다. 일부 응답자는 금융기관의 잠재적 부실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지원정책 및 금융규제 완화 조처의 정상화가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