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고쳐쓰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해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 4일 기준 1위 삼성전자부터 10위 기아차에 이르는 시총의 합(865조2천억원)이 전체 시총(1802조3천억원)의 48.0%로 집계됐다. 2005년 이후 상위 10종목 비중이 48%에 달한 건 코로나19 위기감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3월24일(48.6%)에 이어 두번째다.
상위 10종목 비중은 지난 10월 말에는 45.7%였는데, 한 달여 만에 2.3%포인트가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들 종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지난 4일까지 상위 10개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5조8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순매수 금액(6조5천억원)의 89%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7천억어치 사들였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를 1조2천억원어치, 엘지(LG)화학도 1조7천억원어치 매집했다. 이에 이들 종목 상당수가 신고가를 새로 썼다. 위기 이후 대표 산업의 대표 기업들 비중이 커지는 ‘과점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는 외국인의 매수 종목이 좀 더 넓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정 대기업이 아닌 한국 증시 전반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펀드에 외국인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를 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엠에스시아이(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에 2000년 5월 펀드 설정 이후 최대인 5억4792만달러(약 6천억원)가 순유입됐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