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모주 청약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인해 성장한 카카오뱅크가 이제 대형 사업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7500억원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3191만6595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며 주당 발행 가격은 2만3500원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 평가가치는 8조5800억원(증자 완료전 기준)이었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티피지(TPG) 캐피탈’이 2500억원을 투자해 새 주주로 합류한다. 카카오뱅크는 티피지 캐피탈에 1064만주를 배정했다. 주금 납입일은 다음달 12일이며 유상증자 효력 발생일은 다음날인 13일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투자 유치로 자본확충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때 티피지캐피탈이 보유한 투자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주식소유 비율에 따라 배정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 비율은 카카오가 33.53%,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8.6%, 국민은행이 9.86%,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93%, 넷마블·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텐센트·이베이가 각각 3.93%씩을 나눠갖고 있다. 제3자 및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끝나면 납입자본은 1조8255억원에서 2조5755억원으로 늘어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뒤 올 상반기 순증 점유율 기준으로 19.1%를 기록하는 등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케이비(KB)·신한에 이어 업계 3위권의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전세자금대출 시장에서도 10%의 점유율로 업계 4∼5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초고속 성장 배경에는 느슨한 규제 등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지원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며 “카카오뱅크가 대형 사업자로 부상한 이상, 기존 은행 이상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정부 규제 이슈가 향후 가치와 성장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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